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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날개달기 Jan 16. 2023

돈없는 은행원

젊꼰은 스스로 MZ라 부른다

- 땡팀장은 완전 젊꼰이에요, 근데 본인은 자기가 MZ세대라면서. 하하하하.



- 왜, 아침에 또 뭐라 그래요?



- 아니, 청소시간 부족하다고 세팅을 7시까지 하래요. 9시 반에 은행문 여는데 무슨 청소를 2시간 반을 해요.



- 아휴, 또 고집 피우는구나.



- 그니깐요! 자기 근무수당 더 받으려고 아침에 일찍 나오는 거예요. 만날 퇴근은 5시에 하면서! 청소 핑계는! 아우, 자기 말이라면 무조건 복종하라는 식.



땡팀장은 권위적인 리더의 표본이다.



본인은 정작 MZ세대라느니.



권위는 주변인들이 만들어 주는 것인데, 꼭 못난 리더들은 스스로 권위적이 되는 잘못된 방향을 잡는다.



땡팀장은 월권도 서슴지 않고 직원들의 개인적인 휴가일정까지 감 놔라 배 놔라 간섭이다.



- 1번 고객님!



- 아니, 대체 은행은 언제 일찍 열어요? 어제도 4시에 왔다가 헛걸음했잖아!



- 고객님, 영업시간이 9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예요.



- 아니, 내가 언제 그거 물었어? 언제 일찍 여냐고! 빨리 이거나 해줘요. 어디서 말대꾸야. XX, 더 짜증 나게 하고 있어, 진짜.



(들었어? 와 진짜 1번부터 미친ㄴ이야.)



(진짜 월요일은 헬이야. 어제 오긴 뭘 와, 일요일에)



메신저 수다 중인 직원들 뒤로 땡팀장이 다가온다.



- 하대리, 고객이 화가 나서 그럴 수도 있지. 영업시간 말해주고 있으면 어떡하나. 나 같으면 추운데 핫팩이라도 쓰시라고 드리면서 예금금리 안내했을 걸. 그렇게 진짜 고객 만드는 거야.



(뭔 개소리야. 신불자가 무슨 예금을 해.)



(걍 대답하지 말아요. 괜히 세팅시간 때문에 저래.)



- 허허. 봐봐, 노인들은 큰소리 나오지 않게 수수료 면제해 주고. 그렇게 장사를 해야지. 나처럼 이런 조언해주는 상사 없지? 새겨 들어.



그 덕에 메신저 속 직원들의 격한 대화는 오전이고 오후고 타자 치는 소리가 빌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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