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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날개달기 Jan 17. 2023

여유

빈익빈 부익부

- 아니, 직원이 잘못했잖아! XX, 왜 되는 걸 안된다고 했냐고! 말을 해봐! 야! XX, 왜 쳐다보고만 있어?



- 죄송합니다.



- 죄송하다고 하면 다야? 어! 선릉 저기 가니까 어! 직원이 어! 전화해 가면서 어! 방법을 찾아서 어! 대출해 줬어! 아니 근데 당신! XX, 당신은 뭐 하는 사람이야 대체!



- 죄송합니다..



- 거기 뒤에 어이! 아줌마! 왜 쳐다보고만 있어? 윗사람 아니야? 왜 앉아만 있어? XX, 고객이 소리치는데 안 들려?



고객이 소리치는 동안 타자 치는 소리는 날쌘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이대리, 팀장님이 나설 것 같진 않아, 내가 얘기할까?)



(차장님 나서면 괜히 더 지랄할 것 같아요 그냥 끝내고 가게 두죠, 씨바. 제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요, 뭐.)



(아 근데 목소리 너무 큰데.)



- 아니, 내가 다른 고객들 있으면 이렇게 소리도 안 쳐요! 아무도 없으니까 하는 얘기야! 당신! 나 기억나지? 왜 그랬어 대체! 어!!!



참지 못한 노차장은 못 이기는 척 일어나서 이대리 뒤로 가서 섰다.



- 고객님, 옆에 다른 고객님 계십니다. 불편하니 목소리 낮춰 주세요.



옆을 힐끗 보던 민원인은 분에 못 이기는 듯 신분증을 집어던진다.



- 내가 진짜. 오늘은 그만하는데. 당신, 그렇게 살지 마. 앞으로 그렇게 살지 말라고!



이대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미친 새끼 간다. 워워해. 좀 쉬었다 와.)



(괜찮아요, 차장님. 저 새끼가 미친놈인데요 뭐.)



은행 안에 버젓이 커다란 포스터가 비웃듯이 붙어있다.



“고객님, 집에 가면 그 직원이 당신이 아끼는 딸의 모습입니다.”



상대방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단언컨대, 수없이 그런 대우를 받아본 불쌍한 인간이다.



1조 자산가들은 은행 와서 절대 소리 지르는 법이 없다.



늘 점잖고 겸손하며 미소를 띤 채 너그럽다.



부러운 건 가진 돈이 아니다.



빈익빈부익부. 부자들은 다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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