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정규직

직군 전환

by 코끼리 날개달기

- 어머, 벌써 차장이에요? 이렇게 어려 보이는데?



- 은행 들어온 지 꽤 됐어요. 고객님. 마스크 써서 어려 보이나 봐요.



박차장은 서른두 살이 되던 해에 과장이라는 직함을 받았고, 서른일곱에 차장이 된 후, 이제 2년 후면 부지점장 승진대상이 된다.



- 차장님, 아까 그 고객 진짜 놀란 것 같더라고요. 한참 동안 그 얘기 계속하던데요? 막 마스크 벗어 보라면서.



- 그니깐요. 마스크 때문에 어려 보이나 봐.



- 에이, 차장님 어린 거 맞죠, 뭐. 저흰 지금 승진해 봐야 마흔에 과장이잖아요. 승진도 안 시켜주겠지만.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무기계약직에서 준정규직으로, 신분이 전환된 직원들은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들어온 직원들과 다르게 취급받는다.



- (친구를 보며) 와, 나 진짜 오랜만에 은행 와 본다. 나 요새 ‘사랑의 이해’ 보잖아. 너 안 봐? 찐 재밌어. (박차장을 보며) 혹시 그거 보셨어요?



- 네. 저도 봤어요. 은행원 이야기. 재밌더라고요.



- 근데 은행 진짜 그래요?



- 비슷한 점도 많아요.



- 그럼 차장님은 정규직이겠네요? 그 문가영은 아무리 일 잘해도 대출 안 시켜주던데. 계약직인가 뭔가. 직군전환하려고 ‘별 거 다 하고’.



옆자리 ‘문가영들’이 듣고 있는 상황에 박차장은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이 없었다.



‘별 거 다 하는’ 문가영(안수영 분)은 직군전환을 따냈을 때, 사직서를 내고 그 명찰을 바다에 던져 버렸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은 더 냉정하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