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정석대로
- 여러분, 오늘 월별 감사 시작하겠습니다. 금고 당번 문 열어 주세요.
- 꼴팀장 출근 안 했는데 시작해도 될까요?
- 아직 안 왔어? 내가 전화해 볼게. 일단 열어요.
(일부러 늦게 오는 거 아냐? 감사하기 싫어서. 지난번에도 시재 감사 처음 해보니까 짜증 엄청 냈잖아요.)
(설마..)
감사는 언제 할지 모른다.
평소에 늘 긴장하고 근무하라는 뜻.
월별감사도 기별감사도 명령휴가 감사도 늘 불시에 진행된다.
업무담당자인 행원은 어제 퇴근하기 전 마감했던 자료를 가지고, 오늘 그 업무 명령받은 책임자에게 감사를 받는다.
금고를 여는 순간부터 감리역 팀장은 직원들을 살핀다.
누군가 수상하거나 미심쩍은 행동을 하는지 티 나지 않게 지켜본다.
영업점에 보관 중인 원화 및 외화 현찰, 각종 수표, 카드 및 보안카드, 상품권, 처리했던 업무들은 모두 감사 대상이다. 모두 직접 센다.
- 차장님, 혹시 감사하거나 받다가 틀린 적 있어요?
- 아니, 없지.
- 근데 이걸 왜 하는 거예요? 항상 맞는데. 너무 자주 하는 것 같아요. 아침에 한 시간씩 감사받는 거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나요?
- 신박한 질문이네.
(꼴팀장 왔다.)
- 팀장님 씨디기 먼저 회수하고 출력할게요.
- 아냐. 대속부터 봅시다.
- 묶음 다 풀게요.
- 아냐. 그냥 묶음 개수만 셀게.
(저럴려면 감사를 왜 해요, 대체. 아무튼 꼴팀장.)
(본인이 도장 찍는데 냅두자.)
감사하는 날은 늦어도 8시까지는 출근해야 하는데 꼴팀장은 8시 40분이 돼서야 나타났다.
그마저도 대충하고선, 지점장님 오시니까 한다는 말.
- 아우, 시재 셌더니 어깨가 다 아프네요. 그래도 다 잘 세어야죠? 하하.
횡령사고 뉴스를 볼 때마다 생각한다.
결국 저런 사람들이 범죄자를 만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