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감시 감사 감시
- 차장님, 설마 방카 미스터리 또 오진 않겠죠? 하반기에 왔었는데, 상반기에 또 오는 건 진짜.
- 아마 오더라도 늦게 오겠지? 그나저나 펀드 미스터리는 누가 하지? VIP실에서 해주면 좋을 텐데.
- 창구 밀리니까 당연히 안에서 해야.. 근데 안 해주시려나.
- 어쨌든 나눠 봅시다. 방카는 김대리, 펀드는 이대리, 개인형 IRP는 정 과장, 신탁은 내가 하고.
- 차장님도 하시게요?
- 그럼. 스크립트 펴놓고 줄줄 읽으려고. 40분 내에. 스톱워치 켜고.
- 옛날 하고는 차원이 달라요. 자연스럽게 해야 하고, 내용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된다고요. 연기가 돼야 해요.
상품별로 담당할 직원을 정하고 미리 50장 넘는 스크립트를 꺼내서 몇 번이고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미스터리쇼핑에 감점 혹은 지적될 경우 그 후폭풍을 당해내느니, 스크립트를 완벽히 준비하는 편이 낫다.
미스터리쇼핑은 고객이 아닌 조사원이나 감독직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은행의 수준을 평가하는 제도이다.
금융소비자를 보호의 취지로 운영하지만, 얼마나 실효가 있는지는..
- 미스터리쇼퍼 말고는 창구 와서 펀드 가입하는 사람 없지 않아요? 펀드한다고 하면 미스터리인.. 큭큭.
- 그치, 요새 다 비대면으로 되니까. 고액 거래는 다 VIP실에서 하고.
- 미스터리쇼퍼 오면 한 시간씩 설명해야 하니까 괜히 창구만 밀려요. 고객들 불만만 더 생기죠. 이게 무슨 금융소비자보호예요?
굳이 미스터리쇼핑을 하려면, 창구에서 상품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보다는 가입하는 고객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목이 쉬도록 직원이 설명해 봤자, 결국 고객들이 기억하는 것은 수익률과 손실률뿐.
감독기관의 지시사항들을 보면 은행원 감시가 목적인지, 금융소비자 보호가 목적인지 의아할 때가 있다.
간혹,
- 저 방카가입 때문에 수요일 방문하려는데 괜찮으실까요? 한 시간 정도 걸리죠.
미스터리쇼퍼가 이리도 공손하게 물어올 때, 의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미스터리쇼퍼와 마주 앉는다.
감시자와 감시대상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