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아파도 가는 곳, 은행.

by 코끼리 날개달기

- 차장님, 그냥 쉬시지 뭘 나오셨어요. 아이고. 이걸 다 정리하셨어요?



- 응. 아직 전화는 다 못 돌렸는데, 해봐야지.



- 같이 해요. 전화 돌릴까요?



- 아냐. 대리님 할 거 많잖아요. 일단 그거 해요.



일이 바쁠 때는 코로나에 걸려도 집에서 쉬고만 있을 수가 없다.



독감에 걸려도 할 일이 많으면 출근한다.



은행은 업무를 미루면 다음날로 가는 게 아니라, 그대로 옆직원에게 전가된다.



단축근무를 쓰는 직원이 있다면, 그 옆직원이 그만큼 더 일해야 하고,



갑자기 아픈 직원이 있다면, 그 옆직원이 그만큼 더 일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휴가는 익숙지가 않다.



- 하대리 식사 갔어요?



- 아뇨. 반차예요.



- 뭐? 반차라고? 못 들었는데.



- 아까 퇴근하던데요.



- 아니, 뭔 소리야. 말도 없이.



- 팀장님, 제가 안 그래도 한마디 했어요! 하대리! 여기가 구글인 줄 알아? 정신 차려. 여긴 1960년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