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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날개달기 Feb 23. 2024

역사 고전 강의 by 강유원

배울 것이 많아 즐겁다면

김家네 김밥 간판을 읽을 때, 항상 김네 김밥이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중학생의 신분에 ‘집 가’라는 한자를 절대 모르지 않을 테니, 그냥 한자가 있어도 모르는 척할 정도로 꼴 보기 조차 싫었나 싶었다.


그런데 나중에 한 친구가 그러는대 정말 몰랐다고 한다.


요새 중학생들이 ‘대관절’의 뜻을 ‘큰 관절’인 줄 알듯이 정말 몰랐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나의 그런 ‘알지 못함’을 수없이 지적해 주었다. 전혀 기분 나쁘지 않고 통쾌하게 무식함을 일깨워 준다.



특히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부분이 압권이다. 식민지 지배를 당했던 나라에서 전범국가와 카이사르에 열광하는 것은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우아하게 펜을 꾹꾹 눌러 말한다.


사실은 ‘일제 치하에 무자비하게 학살당하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위안부 상황을 보면서도 로마인 이야기를 재밌다고 하는 게 도대체 제정신이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 인쇄술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기술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역사를 바꾸는 혁명을 불러 오진 못 한다. 눈앞에 있는 것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세계 최고의 인쇄물이면 뭐 하냐는 거다. 그 한참 이후에 서양에서 인쇄술을 개발했으나, 그들은 면벌부와 종교개혁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도구로 잘 사용하였다.



현재는 과거와 많이 다를까?


이 책을 보고 난 답은 그렇지 않다는 거다.


내 직업과 노후와 아이들의 교육, 미래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본다.


혼돈의 시대이긴 한 것 같다. 제정신으로 살아야지, 잘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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