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축하인사를 받으며 다시 태어난 날
시력교정술이 흔하다고는 들었지만 그렇게 많은 주변인들이 한 줄은 몰랐다.
드디어 내가 할 수 있는 시력교정술이 있다고 주변에 알렸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왜 아직까지 안 했냐는 것.
안 되니까, 안 된다고 하니까 못 한 거지, 이렇게 불편한데 괜히 안 했겠냐고 답하다가도, 사실 부작용도 무섭고 소프트렌즈가 편하기도 했다.
그런데 마흔이 되고서, 소프트렌즈는커녕 안경조차 교정시력을 못 내게 되자 너무 일상 불편감이 컸다.
운전대를 놓은 지는 이미 오래고 계단이나 턱이 없는 평지조차 걸려 넘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동료의 추천으로 안과 두 군데를 찾아 검사 후 바로 렌즈삽입술 날짜를 잡았다.
눈알을 소독하고, 한쪽 눈 수술 후 다음 쪽을 기다리면서,
두려움도, 설렘도, 둘 다 똑같이 막연하게 찾아왔다.
수술이 끝나고 2호선을 타고 집으로 가는 길, 아직은 산동제 때문에 스마트폰 글씨는 읽을 수 없었지만 멀리 있는 글자들은 또렷하게 보였다.
일주일 간 클렌징 티슈로 세안을 하고, 목을 젖혀 머리를 감고, 그 좋아하던 술과 골프연습도 끊었다.
눈이 너무 멀쩡하다고 조심하지 않다간 염증이 생길 수 있기에 방심은 금물.
어제는 수술한 지, 한 달째.
- 렌즈 정말 깨끗하네요. 이제 정말 다 하셔도 됩니다. 스킨스쿠버도 하고 술도 하시고.
세상에 이렇게 반가운 말이 또 있을까.
노안이 올까 봐 고민이 된다는 모든 지인에게 권했다. 어서 당장 하라고. 그 말 모르냐고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거.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눈이 보이니 세상에 못 할 게 없다.
대한민국의 백만 고도근시 여러분, 눈 뜹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