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치우는 것도 그리워질 그때
- 똥차 보면 운 좋다. 똥차 보면 운 좋다. 똥차 보면 운 좋다.
똥차가 시야에서 사라지기 전에 이 말을 세 번 외치면 그날은 정말 운이 좋았다.
똥차는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눈앞에 왔을 때 지체 없이 외쳐야 했다.
물론 마음속 혼잣말로.
만약 똥차가 우리 골목에서 일하고 있는 날에는 그야말로 운수대통인 날이었다. 똥차가 한 집 앞에 서서 한참 동안 똥을 푸고 있으니, 몇 번이고 ‘똥차 보면 운 좋다.’를 외칠 수 있었다. 그날은 학교에서 선생님께 칭찬받고 집에 와서도 부모님께 칭찬받고, 친구들과 고무줄놀이를 해도 무조건 이겼다.
그건 어릴 적 이야기이고, 이제 도시에는 똥차가 없다.
오늘 일이 좀 꼬인다 싶으니, 불현듯 그 옛날 동네 골목에 세워져 있던 똥차가 떠올랐다.
어른이 되고 나서 똥은 더 이상 즐거운 소재가 아니었다.
승진을 앞둔 사람에게 하는 말은,
-부장님 실에서 똥만 안 싸면 돼. 걱정 마. 이번에 너 꼭 승진한다.
회사에서 나한테만 일이 몰리면,
- 내가 똥 치우는 사람이냐, 사고 치는 놈 따로 있고 수습은 내가 하고.
학교 가는 길에 똥차가 있나 없나 두리번거리던 아이가,
이제는 다 자라서,
부장실에서 똥 안 싸고, 똥도 치우는 사람이 되었다.
똥이 뭐길래.
어린아이들은 무슨 말에 '똥'이나 '방귀'만 나오면 그렇게 폭소를 터뜨리며 좋아하곤 한다.
머리가 굵어지면 자기들도 제법 컸다고 그런 건 농담 취급도 안 한다.
슬프게도 '똥 치우는 사람'이 뭔지 이해할 만큼 금방 커버린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온종일 행복하던 때가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말에 배꼽 빠질 듯 웃던 때가 있었다.
지나고 보면 다 그리운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