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am’이라고 불러요.

Maid와 같이 사는 여자

by 코끼리 날개달기

- Madam? Please, this way.


- Thank you.



수행원이 집 앞에서 내 가방을 들어서 차에 실어준다. 운전기사가 일찌감치 차를 대기시켜두었다.



영국 왕실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마담’이다.



메이드가 방 청소를 하는 동안

욕실에서 느긋하게 목욕을 하고,



메이드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내 요리를 돋보일 그릇을 산다.



메이드가 와이셔츠를 다리는 동안

남편의 카드 결제 내역을 훑어보고,



메이드가 장을 보러 간 동안

지인들과 차를 마시러 간다.



차는 홍차, 녹차, 루이보스차, 카모마일 차, 기타 등등 Tea.



마담에게 커피는 어울리지 않는다.



새벽에 일어나 온종일 일하고 퇴근 후에 육아를 해야 하는 워킹맘이나 마시는 게 커피다. 투샷, 쓰리샷은 마담에게 결례다.



차를 마시면서 내 아이의 ‘교육과 미래’에 대한 심층적인 담론을 나눈다. 아이들의 ‘교육과 미래’에 진심으로 집중한다. 집으로 돌아와 ‘교육과 미래’에 대한 담론을 현실에 적용한다.



무표정한 아이들은 이 과정이 익숙하다.



늦은 밤 지인이 초대한 파티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차다.



- 엄마!!! 엄마!!!



버스에서 내리는 엄마를 마중 나온 아이의 부름에 주변 사람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저 아이는 얼마 동안 그 버스정류장에 서 있었을까.



아침에 헤어진 엄마가 돌아오기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열심히 일하고 돌아온 엄마는 뿌듯하겠다.



저렇게 힘차게 아이가 안아주는데, 저렇게 가득 안기는데.



나는 오늘 차를 세 시간 동안 마셨고,

아이들은 나를 기다리지 않았고,

나는 아이들을 가두었다.



- Madam.



메이드와 같이 사는 여자,

마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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