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의 행운
아침식사는 카페인 함량 높은 커피로,
점심식사는 상사들과 업무 이야기를 반찬삼아,
저녁식사는 아이들이 먹고 남긴 음식으로.
퇴근하고 사무실 문을 나서면서 친엄마인 나를 대신해 엄마 역할을 해주시는 분께 전화를 한다.
퇴근과 동시에 ‘육아 업무’에 몰입 100퍼센트.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억지로 뇌를 깨워가며 일하다가, 막무가내로 나에게 달려오는 아이와 일하려면 신속한 모드 변경이 필수.
요즘 사람들은 한 가지 직업만으로는 못 먹고 산다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책도 쓰고 유튜버도 한다고.
나도 직장 다니며 애도 키운다.
육아도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인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함박웃음으로 달려오는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출산을 하지 않았다면,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면,
여자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나는 이 아이의 육아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이를 꼬옥 껴안으면 가슴이 꽉 차 오른다.
그래,
나의 존재의 이유는 이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것,
내가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은 이 아이들을 낳고 키운 것.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하는 길,
네일숍의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이 지쳐 보인다.
샵 안에는 열 손가락의 손톱 하나하나에 파츠를 붙이는 골드 미스들이 여유롭게 앉아 있다.
퇴근하고 네일숍에서 자신을 치장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좋겠다.
집 현관문을 열자마자 아이들을 돌보는 나는 진정한 work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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