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싱글

네일아트는 있는 힘껏 화려하게

by 코끼리 날개달기

- 오늘은 어떤 느낌으로 하시겠어요?


- 화려한 걸로 하려고요.



몇 년째 다니는 네일숍에 새로운 직원이 왔다. 내가 좋아할 만한 디자인을 미리 준비해뒀던 예전 매니저는 이번 달 초에 그만뒀다고 한다. 인사도 없이 갔네.



- 이런 스타일은 어떠세요?


- 흠.. 이런 거 말고요. 엄청 엄청 화려하지만, 고급스러워 보이는 그런 건.. 없을까요?



돌아오는 그녀의 눈빛이 따갑다. ‘오늘 진상 걸렸네.’ 하는 눈길이지만 말투는 친절하다.



- 고객님께서 원하시는 디자인 한번 골라보세요.



태곳적부터 쌓아 온 듯한 두꺼운 네일아트 스크랩북을 들이민다. 퇴근하고 집에 가서 침대에 곧장 누울걸 오늘 괜히 왔나 싶다.



며칠 더 둬도 되는데 금세 지루해진 탓에 못 참고 왔다.



치장은 미룰 수 없는 나이다.



- 그럼 그냥 이걸로 해주세요. 파츠는 더 큰 거 있죠? 열 손가락 다 붙여주세요.



간단한 주문에 만족한 눈빛이 돌아온다. 회사에서 상사들 비위 맞추는 것만도 힘든데 내 돈 내고 네일숍에서까지 이 사람 기분 맞춰줘야 하는 것인가.



한 시간 이십 분 후,



아주 화려한 손톱으로 변신했다. 한참 동안 한 자세로 앉아있었더니, 허리가 욱신거린다.



창밖으로는 어린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엄마 손을 끌어당기는 게 보인다.



엄마랑 손 붙잡고 걷기만 해도 저리 좋을까. 깔깔 웃는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 좋을 때다.



(다음 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