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청소하는 일
예전에는 아무리 춥거나 더워도 잠깐 앉아 쉴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이제는 도시락을 먹고 이 한 몸 누일 공간이 있을 정도로 형편이 좋아졌다.
고마운 일이다.
가로수가 주욱 늘어선 모습을 보면 가슴이 뻥 뚫린다. 낙엽이 지는 가을에는 그야말로 경치가 장관이다. 일하는 공간이 그저 그림이다.
참 고마운 일이다.
슥슥 낙엽을 쓸며 지난 시간들을 돌아본다.
내 구역을 다 돌고 나면 옷이 축축하게 젖는다.
내가 지나온 길이 말끔해져 있으면 마음 뿌듯하다.
마치 내가 걸어온 인생이 이렇게도 아름답나 싶다.
감사하다.
별일 없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시 발 앞에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진다.
마치 내 인생에 날아든 반가운 손님인 것처럼 기분 좋게 쌓인다.
참 감사하다.
새벽에 누군가 만취해서 쏟아놓은 토사물을 치우거나, 몇 병째 깨부순 술병들을 주워 담는 일은 피하고 싶다. 하찮고 더러운 일이다. 누군가는 노력 없이 젊은 나이에 그런 일이나 하고 있다고 쉽게 손가락 할지도.
하지만 살아보니,
그 어떤 삶도 다 만족할 수 없고,
그 어떤 사람도 후회 없이 살 수가 없더라.
할 일이라고는 낚시하는 정도의 한량으로 유유자적하고 싶다가도, 돈 걱정은 없는 어마어마한 대부호이고 싶다가도, 안정적인 대기업 다니며 평범한 삶을 꿈꾸다가도.. 그러다가도.. 그러다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