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 하나

같은 추억 하면서

by 코끼리 날개달기

우리에게는 같은 기억이 있다.



축제기간 단 한 번의 공연을 위해 몇 개월 동안 밴드 연주며 노래까지 열심히 연습했다.



같이 자장면도 먹고 돈가스도 먹었다.



열정이 있었고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저 그 시기를 함께했단 이유로 우리는 통하는 것이 있다. 편하다.



미국으로 유학 가서 몇 년 만에 만난 동기와도 어색함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마치 계속 만나왔던 것처럼 할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공동 인증서’



은행 다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데, 이 친구는 공동 인증서로 그리 고생을 했단다.



“아니, 자꾸 본인인증을 하래. 개미지옥이야. 이거 하면 또 이거 하래고.”



나도 한국 와서 적잖이 느꼈던 불편함이다. 그 수많은 앱들 본인 인증하느라고 진땀 뺐었다.



“내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은행에 갔거든? 창구에 갔지. 옆에 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더라. 창구직원한테 내가 그랬어.

공동 인증서 만들러 왔는데요.”



박장대소.



매일 마주하는 답답한 고객들 멀리 가서 찾을 것도 없이 바로 얘다. 은행 와서 공동 인증서를 어떻게 만드냐고 다짜고짜 묻는 수많은 고객 중 한 명.



“그래서 그 은행원도 나를 빤히 보더라고.”



“너 가고 나서 옆에 직원들이랑 쟤 뭐냐고 엄청 수다 떨었겠다. 나이 사십에 벌써 저러냐고.”



직장에서 만나는 고객들을 보면 엄마 생각이 나서 잘하게 된다. 우리 엄마도 어디 가서 저러겠지 싶어서. 우리 엄마는 특이하게도 가끔 나보다 총명하시지만.



“그래서 공동 인증서는 해결했어?”



“응 겨우겨우 했지. 근데 폰에는 못 깔았어. 새로 산 유심침이 이 휴대폰에서 안되는 거야. 그래서 또 그 본인인증을 하고 다시 반납하고 본인인증해서 다시 신청을 했는데 글세 그게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