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이 종손을 만나
결혼은 두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을 에워싼 두 집안의 만남이다.
- 너 올해는 시집가야지.
이 말씀을 건네는 어른들 때문에 듣고 있는 여성이 결혼을 안 하는 것인데 정작 그들은 모른다.
- 너 가을 전에는 며느리감 데려와야지.
이 말씀을 건네는 어른들 때문에 이 남성이 결혼을 고민하는 것인데 정작 그들은 모른다.
내 나이 스물여섯,
결혼을 결심했을 때,
내가 아는 모든 어른들이 내 결혼을 말렸다.
- 왜 종갓집을 들어가려고 하니.
- 종손이랑 결혼하는 거 아니야.
- 너 아들 낳으라고 그러면 어쩔래.
- 제사 본 적 있어?
- 진짜 그 집은 아니야.
- 어서 헤어져.
- 하루라도 빨리 헤어져라.
- 순진한 것.
어른들이 말렸다.
회사의 상사들도 말리고 친척들도 말리고, 특히 사랑하는 우리 엄마는 나랑 한 달 동안이나 말 한마디도 안 했다.
엄마가 한 달의 침묵을 깨고 물었다.
- 너 후회하면 어떡할 거야.
- 그럼 이혼하면 되는 거 아냐?
나는 기억이 안 나지만 내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그 결혼이 그렇게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