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천재 작가
스무 살 때 이중섭 작품에 푹 빠졌었다.
용돈 모아 일부러 제주도에 있는 이중섭 미술관을 찾아갈 만큼 그의 작품과 인생을 동경했다.
이중섭을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했었고 별로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작품세계를 이해하라며 열변을 토했었다.
이십 년이 지나고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세상에나.
뭔 이런 미친놈이 다 있나 싶다.
중섭은 아내 남덕에게,
가장 사랑한다
나의 최고 최대 최미의 기쁨이다
한없이 보고 싶다
말만 할 뿐, 병들고 지쳐 쓰러져 가는 아내를 돌보지 않고 자기 작품 세계에만 빠져 있다.
몸이 쇠약해진 아내가 온갖 궂은일로 빚을 갚고 있을 때 술에 빠져 자신조차 돌보지 않던 중섭.
결국 아들 둘 키우는 병든 아내를 남겨놓고 먼저 세상을 뜨고 만다.
남덕 여사한테 감정이입돼서 분해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