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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날개달기 Aug 11. 2023

살인자의 건강법 by 아멜리 노통브

우아하게 잔인한 이야기

이십 대에 이런 글을 풀 수 있는 작가의 필력이 부럽고,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것처럼 무섭지만 뒷이야기가 궁금해졌고,


파고들수록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프레텍스타 타슈의 말들은 갈수록 더 그 심오함이 깊어져,


도저히 놓을 수가 없었다.


영화 비포 시리즈(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매우 공감할만한 책이다.


비포 시리즈에 ‘아, 그 말만 X라 많은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은 패스.


‘살인’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부터 고조되는 소설의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어두워지고, 여기자의 질문은 더 이상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마치 전지전능한 신의 물음처럼 그 무게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나 자신에게 묻는 것처럼.


네가 그때 한 그 행동, 그것이 과연 그렇게도 옳은 것이었니?


네 말이 지금도 다 옳다고 생각하는 건가?


내가 묘사하는 광경을 떠올려봐. 그래도 네가 잘한 것 같아?



소설에는 어떤 징그러운 묘사도 없지만 섬뜩할 정도로 무섭고 잔인하다는 느낌을 받는 건, 아마도 고조되는 분위기 탓에 무엇도 내려놓지 못하고 끝까지 집중해서 읽을 수밖에 없는 무력한 속박감 때문이 아닐까.



비포 시리즈의 광팬으로서 말 많은 소설에 들어오길 추천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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