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취향의 차이
글을 읽다가 거슬리는 문장들이 있어도, 스스로 까칠하고 예민하게 보이기 싫어서 두 번 안 보고 그 장을 넘겼다.
예전에 소중했던 누군가가 인생도서라고 추천해서 본 적이 있는데, 이토록 지루함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뭐라도 되겠다 싶은 생각을 했었다. 게다가 영화 ‘원스’를 그토록 감명 깊게 봤다는 그를 이십 대의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우울하고 힘든 영화가 그렇게 좋다니.
부모덕에 참 인생 편하게 살아와서, 삼미슈퍼스타즈의 팬클럽도 원스의 주인공들을 보고도 힘들지가 않은가 보네, 부럽다..
사십 줄이 되어 나도 ‘원스’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고.
이제 내 안의 다양성이 넓혀졌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삼미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을 펼쳐 보았지만,
여전히 나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내공은 턱없이 부족함을 깨달았다.
이 소설은 마치 언론사 논술문제의 긴 답지처럼 보인달까.
1.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메이저와 마이너 중에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상황을 장편 소설의 형식에 맞춰 써보시오.
실존한 삼미슈퍼스타즈라는 팀의 야구 신화가 나오다가, ‘프로’에 관한 다양한 풀이가 이어지고, 결국은 마이너의 길을 선택한 주인공이 이 사회가 바라는 평범한 가장으로 사는 모습으로 끝난다.
음, 확실히 취향에는 차이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