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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Jun 15. 2022

연속 100일 책쓰기 프로젝트를 마치며

쓸 이유만큼 못 쓸 이유도 찾지 못했던

*이 글은 3월 8일부터 6월 14일까지 100일간                        소설쓰기에 대한 자축과 웅얼거림을 담고 있다*






#8 매일 이야기를 짓는 일


첫 번째 책은  인문서같은 자기계발서였기에

두 번째 책은 소설같은 에세이이었으면 했다.

예전의 책 쓰기가 정리한 자료를 기반으로 썼는데

이번의 책 쓰기는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지었다.


가장 무관심하고 쓸모없는 것에 대해

가장 길고 장황하게 설득하고 싶었다.

필요하지 않은 것들의 필요한 이유들을 열거한다면 

마침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쓰면 쓸수록 쓸데없는 짓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었다.


나의 설득력은 허약했고 빈약했기에

그로 인해 반사이익을 내 의지가 얻고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매일 커다란 집을 짓는 일과 같았다.

각 공간이 가지는 기능과 특징에 맞게

구조를 구상하고 살만한지를 살폈다.




#37 내일부터 더 잘 쓸게요 


100일간 185명의 구독자와 185명의 관심작가가 생겼다

6338명이 글을 읽어주거나 클릭만 하거나 지나쳐 갔다.

무려 하루에 183명이 내 글에 관심을 보여준 날도 있다.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고

아무도 궁금하지 않으나

나는 발행하며 답을 한다

"내일은 더 재밌게 쓸게요"

그러나 재미는 무슨 재미

오늘도 무사히 발행했구나

그것만으로도 안도의 한숨




#52 아무튼 써야지 작가


소설은 처음인지라 거짓말을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

인물을 내맘대로 살렸다 죽였다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소년과 노인이 만난 후 다시 만나게 하는데 쉽지 않았다.

늘 소년과 노인은 서로 충분히 그리워해야 만날 수 있었다.


고작 백일의 짧은 글쓰기 기간이었지만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나라님이 바뀌었고 

팬데믹이 사라졌다


이미 한 권의 책을 낸 출간작가지만

누군가 작가라고 부르면 민망했었다.

그것이 날마다의 책쓰기를 시작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과거에 책을 낸 자가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는 자다.  

 



#99 못 쓸 이유가 모두 쓸 이유였네


3일을 쓰고 나니 쓸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7일을 쓰고 나니 오미클론으로 격리당한다.

보름을 쓰고 나니 집전체 누수로 공사를 시작한다.

한 달을 쓰고 나니 평소 연락도 없던 강의 요청에 밤낮이 없다.

50일을 쓰고 나니 논문 초안을 잡아야 한다.

75일을 쓰고 나니 비대면이 풀려 술 약속이 줄을 잇는다

99일을 쓰고 나니 하루만 쉴까 유혹이 밀려온다.


날마다가 크고 작은, 글을 쓰지 못할 이유들의 연속이지만

돌아보니 그것이 글쓰기를 추동하는 충분한 이유였다는 것




#덧말 :: 안 쓰면 편할 줄 알았지?


벌써 세 번째 책을 구상하고 있다.

그 이야기는 바로 내일부터~




친애하는 구독자님들이시여!

모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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