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무심코 네게 연락이 갈거야

0997

by 이숲오 eSOOPo
'그냥'이 너에게 달려가는 절박한 이유

너무 많은 이해심은

무관심일 수도 있지


-김동률 <다만> 중에서




거리를 너무 두다 보면 서로가 말할 거리가 마르지


깊은 이해와 배려는 오해의 골짜기를 돌아 잊히지


무소식은 희소식이 아니라 희미한 소식이 될 뿐


관계에서 희미한 건 흐리멍덩한 것과 다름 아니지


차라리 모르는 사이가 친숙해요


이건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악수를 건네기도 어색하고 박수를 치기도 멀쓱하고


딸꾹질을 할 때마다 수화기를 들어야겠다고

재채기를 할 때마다 메시지를 보내야겠다고


딸꾹질과 재채기는 사춘기 이후로 흔하지 않아


다른 구실을 구상해 보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하나 나는 목석인가 무심한가 고개를 저어 보지만 문득


연락하기는 인색하지만

연락받기는 너그러운데


피치못한 경우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생각해본다


서로에게 무심코는 얼마나 아름다운 이유가 되는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