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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직접 읽어주는 오디오북 시작합니다

챌린지 74호

by 이숲오 eSOOPo

엄마가 들어 있다


이 수 익



보자기 속엔

엄마가 들어 있다

가만히 들어앉아 엄마는

네가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지, 라고

말씀하신다

바로 그때 보자기 속에 숨겨진 엄마의 귀는

빠르고 정확하게 나의 방문을 숨죽여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보자기 속에 숨겨진 엄마의

손은 두껍고 큼지막해서 무엇이든

잘 뒤지신다, 내가 벗어놓은 옷가지와 몇 가지의

폐물, 가슴 설레는 어릴 적 예쁜 사진들이

엄마에겐 꼭꼭 감춰둔 비밀이 되어 있다

가끔씩 엄마를 만나러 간다

내가 보자기를 풀면

거기,

젊은 날 엄마가 나오신다



이숲오 장편소설
꿈꾸는 낭송공작소


부끄러운 고백을 합니다

처녀작은 3쇄를 찍었는데 이 책은 1쇄도 팔지 못하고 서점에서도 점차 사라지고 있더군요

온 힘을 다해 쓴 책인데 잊혀지는 것이 아쉬워 연구소에 앉아 한 문장씩 소리내 읽어 보았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남의 책은 읽어 보았지만 내 작품을 본격적으로 읽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민망하고 멋쩍게 느껴졌지만 글쓴이가 직접 읽어주는 것도 의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략 일주일에 한 편씩 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업로드했을 때 약 9개월의 긴 여정이 될 듯 합니다

그 와중에 비문도 발견하고 부족한 문장들도 마주치겠지만 적지 않은 불면에 고통받는 분들과 난독증이나 시각장애로 독서가 어려운 분들에게 작은 친구가 되지 않을까 시작해 보았습니다


자! 지금부터 작가가 직접 읽어주는 오디오북 세계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꿈꾸는낭송공작소 오디오북 제1화

[속엣말] 활자로 만나면 얼마나 더 즐거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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