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82호
그날 이후
나 태 주
병원에 다녀온 뒤 몸이 더 작아졌고
직장을 그만둔 뒤 마음이 더 작아졌다
날마다 집에서만 지내다가
가끔은 아내 따라 시장에도 간다
아내가 생선을 사면 그것을 들고 다니고
아내가 잔치국수를 먹자 그러면 잔치국수를 먹는다
잔치국수 값은 2천 5백 원
오늘은 이것으로 배가 부르다.
도시가 나의 시간을 훔쳐요
몰래 차곡차곡 쌓아둔 시간들을 자꾸 훔쳐요
가
만
히
가만히 가만히
나의 잃어버린
나의 흔들리는
나의 떨어지는
나의 정처없는
나의 반복되는
나의 멈추어진
나의 허물어진
나의 허무해진
나의 낡아빠진
시.간.시.간.들
병속에담아두었던시간들을하나도남김없이훔쳐요
https://youtu.be/uvwZtc_msSE?si=tcqPjv06A8xI-c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