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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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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어른 : 다 자란 사람


국어사전에서의 어른은 그 설명이 미흡해 보인다


겉으로는 부족하나 행간을 채우면 조금 이해된다


몸과 마음이 모두 다 자란 사람이라고 여겨진다


몸만 다 자란 사람은 성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어른은 신체의 성장과 별도로 내면의 책임이 있다


어른의 단어는 있는데 그 민감한 조건에 부합된 이가 멸종에 이르니 본디 언어도 모양을 보존하지 못하고 몸이 뒤틀어진다 어르신이나 꼰대로 말이다


나 자신이 성인의 부류에 속하다 보니 어른이란 말을 곱씹을수록 너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



정녕 나는 어른인가


이것은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납득되어져야 한다


진짜 아이를 마주할 때 우리는 순수를 느끼고

진짜 어른을 만났을 때 우리는 부끄러워진다


내가 살아온 지난 삶의 궤적을 뒤적이며 비겁했던 순간들을 부끄러워하고 틀어진 궤도를 고쳐 잡는다


이 시대 살아가는 한 어른을 영상으로 만나면서 헤아릴 수 없는 그의 기부사례와 기부액보다 그의 한결같은 마음길이 더 웅장하고 숭고해 보였다


흉내내고 싶은 마음보다 끊어졌던 마음이 생동한다


나답게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떠한 고난인지


적어도 비겁해지지 않기위해 무엇을 감내해야는지


어른이라는 이 무거운 단어가 눈 앞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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