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졌다는 사실만 간직하기로
오늘은 오늘 잘 보이지 않는다
나의 목소리처럼
나의 뒷모습처럼
오늘의 뒤통수는 오늘이 아니어야 보인다
오늘은 늘 느슨한 듯 막막하고 두려운 듯 만만하다
어제의 뒤태가 오늘에서야 어렴풋이 보인다
어제를 고스란히 오늘에 옮겨 볼 수 없기에 지금 보이는 어제는 정확한 어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늘의 뒤태가 궁금해서 우리는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고 집을 짓고 먼 곳으로 떠난다
오늘을 잘 바라볼 거울 두 개만 있다면 좋을까
오늘 앞에 놓은 거울이 어제이고
뒤에 놓은 거울이 내일이라면 오늘이 보일까
늘 내일의 거울이 희미해서 실패하지는 않을까
늘 어제의 거울이 왜곡되어 변형되지는 않을까
오늘의 정면도 잘 보지 못하면서 후면은 욕심이다
오늘은 온통 시간덩어리니까 가만 붙잡아 둘 수 없어서 방금 보았어도 다시 본 것은 이전의 것과 다를테고 그것들의 평균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늘은 정면도 옆면도 후면도 눈뜨고 보지 못한다
이런 것을 산다라고 말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