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숲오 eSOOPo
Apr 19. 2023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가장 완벽한 코발트블루가 눈앞에 펼쳐진다.
오늘의 날씨는 올해 여름 풍경의 시음장이다.
본격적으로 여름 안으로 들어가면 숨이 턱 막히고 사지는 축 늘어지겠지만 맛만 보는 여름의 맛은 상큼하고 청량하다.
구름이 없는 파란 하늘은 고민 없이 그린 화가의 창공처럼 단조롭게 현실감이 없다.
높이를 모르게 빠져든다.
대리석 바닥에 비친 하늘은 깊은 바다로 변신하고 거꾸로 박힌 빌딩은 막 치솟다가 입수하는 거대한 흰 수염고래 같다.
호크니도 캘리포니아의 작렬하는 태양 아래 수영장에 비친 하늘을 보고 그 유명한 '더 큰 첨벙 A Bigger Splash '를 그리지 않았을까.
그날의 하늘과 오늘의 하늘은 데칼코마니다.
자연은 진화해도 자연현상들은 변함이 없다는 건 다행이다.
아무리 빙하가 녹아내리고 황사가 비와 바람을 타고 내려도 계절은 여전히 순환하고 가끔씩 아주 가끔씩 놀라운 풍경을 보여준다.
당연한 건데 눈물겹고 당연하지 않은 건데 붙잡지도 못하는 딜레마의 하루.
음력 윤 2월 29일!
21세기 지구의 계절 같지 않은 환상적인 날씨를 만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