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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May 20. 2023

잘될 거예요

0342

다 잘 될 거야

이 말을 힘겨워하는 그대의 마른 두 손에 쥐어 줄래요

아무 소용도 없고 무책임하다 말해도 어쩔 수 없어요.

이 말 말고는 어떤 말도 침묵보다 나을 수 없는 지경이에요.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지금이 너무도 원망스럽죠.

원래 인생이란 녀석이 이렇게 생겨먹은 걸 어쩌겠어요.

순탄한 것이 기본이 아니라 어쩌다 멀쩡해지는 것이 정상인 걸.

어쩌면 이 말은 맞는지도 몰라요.

 함께 생각해 보자고요.

똑같은 강물을 만질 수 없듯이 하루하루는 다른 얼굴이에요.

우리의 몹쓸 기억이 어제랑 오늘의 경계를 자꾸 허물지만

그래도 다른 태양이 떠오른 걸 놓쳐서는 안 돼요.

가끔 그런 때가 있잖아요.

세상 다 가진 듯 행복했던 하루의 그 다음날 갑자기 우울해지는 나

세상 무너질 것 같이 슬펐던 하루의 그 다음날 마음이 평온해지는 나

그건 변덕도 아니고 가식도 아니에요.

하루하루가 다른 날이기 때문이에요.

슬픔의 기억은 오늘까지 오겠지만 몸과 맘은 변해요.

하루의 시간을 넘어가면 다른 하루의 리듬이 기다리죠.

어제와 가까이 붙어 있다고 오늘이 닮을 거란 예측은 말아요.

아파트의 붙어있는 집들마다 다른 모습이듯 하루와 하루는 제법 달라요.

그래서 다행이에요.

다 잘 될 거라는 말은 다른 날에 던져질 그대는 달라질 거란 거죠.

우연이 아니라 필연으로 좋아질 거예요.

생각만 나쁘게 고집부리지 않는다면 생기와 활력으로 돌아설 거예요.

그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야기는 흘러갈 거니 걱정 말아요.

혹시라도 오늘이 그 역할에 부실했다면 내일이 있잖아요.

오늘이 미안해하면서 내일에게 부탁할 거예요.

그렇게 추웠던 지난겨울을 떠올려봐요.

언제 따뜻한 날이 올까 

투정 부린 날이 얼마 전인데

이제는 너무 더워서 모든 거추장스러운 옷들을 벗어던지고 있어요.

그렇게 삼라만상이 딱 견딜 만큼만 시련을 주나 봐요.

지금 힘겹다면 극적인 순간이 만들어지려나보죠.

한때 자전거를 타고 혼자 전국일주를 한 적이 있어요.

자전거는 참 정직한 게 맘에 들어요.

내가 밟은 만큼만 딱! 나를 옮겨줘요.

처음에는 내리막길이 좋았어요.

마치 공짜 같았어요.

그런데 신나게 내려오고 나면 꼭 오르막길이 기다려요.

나중엔 오르막길이 힘겨워도 오르면서 기대되더라고요.

이렇게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내 마음 알고 있나요.

그 어떤 말로 위로가 안되기에 곁에라도 있으려고요.

물론 이 말이 예언도 아니고 주문도 아니겠지만

내가 나가고 나면 스스로에게 말해보세요.

속는 셈 치고 소리 내어 읊조려보아요.

오늘은 아니라도 내일은 다른 하루가 도착할 거예요.

이제는 나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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