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숲오 eSOOPo
May 23. 2023
글을 쓴다는 건 펜을 쥐고 종이에 쓰는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다 보니 휴대전화 자판을 누르거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방식이 글 쓰는 꼴이다.
이러다가는 머지않아 글을 누른다라고 하거나 글을 두드리고 친다고 동사가 바뀔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본연의 행위가 사라지기 전 직접 펜을 들고 잉크를 찍어 한 자 한 자 원고지에 적어 보았다.
비로소 글쓰기가 실감 난다.
자판으로 글을 쓸 때보다 더디다.
고치기 싫어 쓰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입안에 굴려본다.
손글씨로 쓰니 조금 더 신중해진다.
낭독처럼 손글씨는 아날로그이고 인간적이다.
글을 쓰니 손이 기억할 것 같다.
오늘의 브런치에는 잉크향이 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