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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Jun 24. 2023

마음 다스림

0377

시시때때로 요동친다.

한없이 바다같이 드넓다가도

속절없이 바늘귀처럼 좁아진다.

철없는 망아지처럼 징징대는 마음.

한 번은 비웠다가

한 번은 채웠다가

마음을 뒤춤에 숨기기도 했다가

발끝에 차이는 마음을 호주머니에 넣는다.

만지작거리며 거리를 걷다가 내심 걱정되어 꺼내본다.

마음은 손거울처럼 정면만 진실이다.

마음은 내 안에서 수분보다 피보다 더 많이 흐른다.

물을 다스리는 자가 세상을 지배하듯

마음을 다스려야 나를 세상에 띄울 수 있다.

잘 다스린 마음은 돛단배가 되어 나를 나른다.

타고 있다고 마냥 나아가는 것은 아니니

바람이 떠밀어주고 노를 저어야 한다.

바람은 마음의 조력자이고

노는 마음의 팔다리인 셈이다.


가장 즐거운 순간에 마음은 방치된다.

마음은 수소 가득 찬 풍선 같아서 자꾸 들뜨려한다.

꼭 잡고 있지 않으면 온데간데 없어지고

내 맘이 네 맘 같지 않다고 중얼거리게 된다.


글쓰기는 마음을 한 손에 다시 거머쥐는 일이다.

마음을 조율하고 점검하고 단속하고 닦는다.

세상사 마음이 닿지 않는 일이 없으니

마음을 다하면 이미 다한 일이 된다.

마음을 다할 경우에만 세상은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반응한다.

마음은 생각과도 손잡고 있다.

마음이 없으면 생각도 없다.

의지와 뜻에게도 안녕을 고하고 맥없이 사라진다.


그런 마음이 자꾸 생채기 나고 상처받는 요즘이다.

마음에게 미안하고 마음이 쓰인다.

지치고 바람(wind 아니고 wish) 빠진 마음에게 기운 내라고 미음이라도 먹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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