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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Sep 18. 2023

엄마라는 신

0463

신은 엄마가 될 수 없으나 엄마는 신이 될 수 있다.

신을 인간에게 보여주기 위해 엄마를 만들었다.

엄마를 잃은 이를 위로하기 위해 신을 만들었다.

GOD & MOM

신은 금 GOLD을 닮아서 드물고 비싸 보인다.

엄마는 달 MOON을 닮아서 가까이서 은은하다.

있을 때 잘해야 된다는 말은 신보다 엄마에게 더 유효하다.


엄마가 청바지를 사고 싶다고 했다.

웃옷과 겉옷까지 맘에 들어하셨다.

잘 어울린다는 점원의 혀를 고무줄로 묶고 싶었다.


엄마는 신을 신었고 신은 엄마를 심었다 도처에.

엄마라고 부르면 그 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도가 된다.

어느 누구도 엄마 없이 태어나지 못하며

대부분 엄마 없이 죽는다.


(이어짐)

엄마에 대해 글 쓰는 일은 생각에서 결박되거나 길을 잃어서 문장으로 쉽게 나오지 못해 힘들다.

하나의 브런치도 완성 짓지 못하고 하루를 넘기고 만다.

그저 쓰려다가 떠올리다가 마음을 접다가 이내 구겨버리는 나도 모를 마음들이 요동친다.


작은 물결같은 엄마의 코고는 소리가 작은 방안에 넘실거린다.

나의 철없는 후회들이 그 물결 위에서 표류한다.

얼마나 못난 아들이었던가요.
얼마나 부족한 아들이었는가요.


당신이 잠들때마다 반성하고 고백하지만 당신이 눈을 뜨면 또다시 만행을 저지르고 맙니다.


빈번한 번민이여.

더 늦기 전에 새롭겠습니다.

더 새롭기 전에 더 낮아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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