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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Aug 14. 2024

떠나는 버릇

0794

문장마다 암호를 걸어두고 문을 나선다.


돌아올 즈음이면 까맣게 잊을 것이다


애초부터 잃지 않기 위함이 아니었으니 마땅하다.


있던 것을 더 잘 있게 하려면 울타리를 걷어야 한다.


투명한 것들은 위태롭지만 생기를 놓치지 않는다.


떠나기의 반대말은 돌아오기가 아닌 머무르기.


떠나는 것은 더 나는 것


더 나은 곳으로 더 나다움을 던져 바라본다.


나서면 어정쩡한 스텝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말아야 할 말들이 떠오르지 않아서 다행이다.


떠날 때의 나와 돌아올 때의 내가 동일하다면 결단코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달린다

막힌다

두리번두리번

다시더듬는다


시작점이 계속 생성되니 도착점도 의미가 없다.


물어간 곳이 돌아간 곳이어서 괜찮은 선물이다.


길을 가다가 잊었던 단어를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 기억나 그것을 굴리며 모양을 살피느라 멈칫한다.


나가는 곳은 나 가는 곳


나가는 곳의 영어표기 Way Out는

한자 출구出口에서 비롯한다.


出을 부드럽게 쓰면 W

口를 부드럽게 쓰면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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