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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Aug 15. 2024

공중부양기

0795

계절이 하 수상하다 보니 몸의 사용도 비정형이다.


인간은 본디 직립보행으로 바닥을 딛고 이동한다.


무더운 날씨가 도보가능거리마저도 축소시킨다.


손오공이 되어 구름 같은 자동차에 타고 옮겨다니기를 즐겨한다.


발바닥을 땅에 닿지 않고 옮겨 다니니 공중부양이 아닐 수 없다.


지상에서 1미터가량 위로 날아오르거나 지하로 깊게 날아다니는 것이 더 이상 신비롭지 않게 느낀다는 점이 경이로울 따름이다.


공중으로 떠오를 때마다 그곳에는 손오공 귀밑머리를 흩날리게 하는 바람이 있다.


다소 인공적이지만 누구나 바람의 주인공이다.

말복도 지나고 광복도 지나고 나면 수많은 공중부양하던 이들이 지상으로 사뿐히 내려와 그 기나긴 부양의 꽃다운 무용담들을 풀어놓을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타인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신기한 기시감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었으니--


무등을 태우거나 비행기를 태우거나 결국 돌아보면 서로의 애간장만 태운 시절이었음을 알게 된다.


하루 중 공중에 떠있지 않고 살아가는 기적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캠페인이 곧 일어날지도 모른다.


괜히 들떠서 곤란한 것이 화장만이 아님을 깨닫는 인류이래 첫 번째 세대가 탄생할 조짐이 농후하다.


유모차를 타고 공중에서 이동하는 반려동물의 출몰이 만연한 것만 보아도 쉬 눈치챌 수 있다.


바야흐로 공중부양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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