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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Dec 19. 2023

기꺼운 한계

0555

부족하니까 힘이 난다는 역설은 그리 엉뚱하지 않다.


충분한 상태에서보다 다소 불충분할 때 추진력이 배가되는 경우가 잦다.


벼랑 끝에서 지르는 소리는 절박하다.


어쩌면 결여 자체보다 결여의 인식이 생성하는 에너지가 강력하다.


더 큰 도약을 위해 제 몸의 일부를 떨구고 재추진하는 우주선처럼 말이다.


한계점에서 본질이 드러나고 본성이 강화된다.


어떻게 할지를 고심하지만 왜 하는지를 행동한다.


더 나은 인간은 한계에서 노니는 자다.


결코 강함은 안락과 정체에서 제 기능을 못하니 시간을 내서라도 사지로 내몰아야 활성화된다.


준비된 자는 한계에서 즐긴다.

지금은 막막해도 그 후에 새로운 막이 열리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서둘러 기껍다.


https://brunch.co.kr/@voice4u/467


글쓰기는 늘 한계와 포옹하는 일이다.


더 이상 다다를 수 없는 순간에서 한걸음 더 힘을 내는 일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한계극복훈련이 있을까.


모든 문장을 폐기하고라도 가까스로 하나의 가치 있는 문장을 획득했다면 글쓰기의 한계 마사지는 의미 있다.


자주 실패로 돌아가도 수고는 에너지로 누적되어 언제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


한계를 거친 것들이 하찮은 최후를 맞이한 적이 없다.


한계의 단단한 보장을 오늘도 믿어본다.


하루 중 얼마나 엄청난 한계가 들이닥칠 것인가.


벌써부터 두려우면서도 기꺼운 기대감이 밀려오고 있다.


https://brunch.co.kr/@voice4u/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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