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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누락된 것들은 모두 허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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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마음이 전부를 드러내지


민들레는 마지막으로 자기의 가장 아끼던 씨앗을 바람에게 건네주며

아주 멀리 데려가 단단한 땅에 심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시영 <작별>




떠나보내는 것들의 기준은 분명하다


마음의 자리여부


마음이 눈을 뜨게하고

마음이 일어나게 하고

마음이 밥을 먹여주고

마음이 몸을 단장하고

마음이 길 나서게하고

마음이 기본을 지키고

마음이 마음을 돌보고

마음이 손을 잡아주고

마음이 너를 기다리고

마음이 널 잊지못하고

마음이 나를 괴롭히고

마음이 마을을 만들고

마음이 미움을 떠밀고

마음이 미음을 끓이고

마음이 글을 지어내고

마음이 말을 건네주고

마음이 사이를 좁히고

마음이 겨우 인간을 버티게 해주는 것인줄 모른다


마음이 자리하지 않는 것들은 가질 이유가 없는 것


기껏 지니고 있어도 생명이 없으니 모조리 허당


껍데기와의 작별은 온순한 수순이다


그럴싸한 예쁜 허깨비들을 하나씩 제거하기로 한다


그리고 남은 것들에 마음을 넣어 호흡을 살피는 일


잘 존재하는 것의 비결은 마음의 소비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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