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아이유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 닉네임이 이지금인 것을 보았다. 본명 이지은을 살짝 바꾼 센스 있는 작명이다. 좋은 싱어송라이터가 맞구나 했다. 가끔 이 어린 친구 안에 애늙은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역시나 ‘지금’의 의미를 아는 어른이었던 게다.
나는 '바로. 지금. 여기'를 홍신자 선생님의 글을 통해 처음 알았다. 100%의 삶을 이야기하는 선생님의 책은 페루지아 상주 여행 시절 수십 번을 고쳐 읽었던 책이다. 그 책에서 선생님은 바로. 지금. 여기를 얘기하셨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늘을 사는 것, 천국도 지옥도 아닌 이 땅을 사는 것, 그리고 그런 자신을 자각하는 것의 중요성에 비로소 눈을 떴다. 이후 후회나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몰려올 때면 이 세 단어를 떠올린다.
'바로. 지금. 여기'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 타국도 남의 자리도 아닌 내 두 발이 딛고 선 이 땅에서 시작하는 것, 그래서 100%의 나로 오롯이 존재하는 것, 이것이 내가 매일 다시 서는 출발선이다.
2019. 02. 07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