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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 Jan 09. 2019

무브 온

미국 TV드라마 '슈츠'의 주인공 하비는 종종 '무브 온 Move on!'을 외친다. 일어난 일은, 현재 상황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음으로 넘어가라는 말이다. 


종종 스스로에게 무브 온을 외치곤 한다. 하나의 일을 마음을 써 하는 타입의 인간인지라, 노력과 다른 결과가 나올 때나 예상치 않은 상황이 벌어지면 마음을 다치거나 오랜시간 상황을 곱씹곤 하는데, 이것이 많은 경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럴 때 나는 내게 '무브 온'을 외친다. 


"그건 그냥 내버려두고, 다음으로 넘어가라구!"


어떤 일들은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자연스럽게 이해되거나, 답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억울한 상황에 놓였을 때 당장은 그 상황을 규명하고 내가 옳음을 증명하고 싶지만, 대게 그런 경우는 주어지지 않고 자칫 잘못하다간 홧병이 생기거나 염세주의에 빠지기 쉽다. 


그럴 바에야 '나도 운이 나쁠 수 있지' 하고 일단 쿨하게 넘겨버리는 것이 낫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도 상대의 입장이나 사건적 상황이라던지 하는 것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객관적이 되면, 다시 무대 위에 세우는 것이다. 그러면 많은 경우 상대의 입장도, 상황적 문제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새해 벽두에는 조금 대담해질 필요가 있겠다. 걱정, 근심, 후회 등이 당장 도움이 된다면야 끌어안고 살 테지만, 요즘처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일방적인 평가나 극과 극의 의견이 쏟아지는 세상에서 누군가의 무심한 한 마디에 우울의 나락으로 빠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밝고 경쾌하게 "무브 온!"


2019.01.09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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