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니 Jan 25. 2019

브런치를 좋아하세요?

이 곳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브런치라는 플랫폼 자체에 관심이 생겨 북바이북에서 열린 브런치 기획자의 강연에 다녀왔다. 총괄 기획자가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이 브랜드를 구축해왔고, 운영해오고, 또 발전시켜 나갈지에 관한 강연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글이 전시된 미술관이라는 콘셉트, 콘텐츠에만 집중하게 하기 위해 디자인과 기능을 덜어내고, 수익구조 보다는 사회적 연결에 포커스를 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꼿꼿한 초기 철학에 기반해 일련의 의사 결정을 해 나가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플랫폼의 성격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해보지 않았던 것을 반성했고, 이 백지가 그냥 백지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이 공간을 조금 더 좋아하게 되었다.  


카카오라는 거대 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킬 수 있는 이상이기도 할 테지만, 실무자들의 이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철학, IT기업의 유연함과 개방성, 계속되는 실험과 개선의 의지 등은 밝은 면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칭찬받을만하다고 생각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그것을 교류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조금 더 나은 사람과 삶을 이루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글을 많이 쓰던 시기를 돌이켜보면 내 안에 많은 것들이 쌓여 있을 때였다. 즐거움에 겨워 그 기쁨을 나누고자 할 때도 있지만 괴로움을 쏟아내고 싶어서일 때도 많았고, 보통 내 안의 것들을 표현하고 싶은 갈망에 사로잡혀 있을 때였다.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표현을 향한 욕망은 가장 큰 동력이다. 그 억눌린 욕망들이 왜곡되거나 부패하기 전에 건강한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을 때, 사람은 그리고 사회는 자정의 힘을 가진다.


그런 면에서 브런치는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테다.

이 공간의 가치에 주목한다.


2019.01.25 서울

매거진의 이전글 타인을 믿는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