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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 Jan 25. 2019

영원한 꼬맹이와 영원한 청년


작년에 설계했던 '송정 그림책마을 공공시설' 프로젝트가 '한국문화공간상'이라는 것을 받았다. 건축상이라는 것이 대게는 설계자가 상에 지원하는 형식인데, 이 상의 경우 주최 측에서 먼저 프로젝트를 보고 연락이 오셨다. 충남 부여의 작은 마을인 송정 마을의 광장과 방문자 센터 그리고 버스정류장을 설계하는 프로젝트였다. 지역의 작은 공공 프로젝트의 가치를 먼저 알아보아 주다니 조금 놀랐다.


오늘 시상식에 가 보니 같은 상의 뮤지엄 부문 수상작이 김인철 선생님의 '바우지움'이어서 또 한 번 놀랐다. 김인철 선생님은 한국 건축계의 기라성 같은 존재였고, 대학 졸업반 시절 나의 설계 스튜디오 튜터셨다. 졸업 후 설계를 택한 것도, 언젠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겠다 생각한 것도 팔 할은 선생님의 영향이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먼저 자리를 뜬 선생님께 문자를 드리니, 이렇게 답이 왔다.


나랑 동격이 된 거지?
네가 큰 건지 내가 어려진 건지 둘 중에 하날 거다 ㅎ



이렇게 답한다.  


선생님 앞에 저는 영원히 꼬맹이죠.
그치만 선생님은 제 앞에 항상 청년이시고요 :)



그렇다. 앞으로 내가 아무리 부지런히 자라도 나는 선생님 앞에 항상 꼬맹이일 테다.

그리고 선생님은 늘 그렇게 청년 같은 모습으로 내 앞에 서 계실 테다.

따라잡을 수 없는, 그래서 바지런히 쫓을 수밖에 없는 어른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2019.01.25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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