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학원생활 2

첫 걸음

by 굿 리더 히꾱

드디어 첫 번 째 약속 된 면접 날이 되었고 나는 밤새 잠 한 숨 못자고 뿌연 머릿속과 터질듯

뛰어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연거푸 심호흡을 해대며 내몸을 어렵게 끌고 면접 장소에 갔다.


내가 다시 사람들 틈 속에 뒤섞여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생각들이 스처지나갔다.

첫 번째 면접 본 학원은 미술학원이었다. 미술도 전공하지 않은 내가 왜 여길 지원했냐고? 누군가는 의아해 할 것이다. 그간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해왔던 나는 미술 지식을 전하기보다 체험형태로 이루어지는 수업 방식을 살피고 내가 해온 경험을 잘 살려 해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지원을 하게되었다.


내 예상과 맞게 학원이라는 장소로 환경만 바뀌었을 뿐 프로그램 구성은 그동안 해온 업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듯 보였고 그렇기에 원장이 나에게 연락을 준 것 같았다.

그렇게 본격적인 면접이 이루어졌고 원장은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내 이력을 너무 흡족해 하며 당장이라도 함께 일하고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모든 일은 그렇게 쉽게 진행 되지 않는 법이다. 모든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던 중 원장에 내게 건넨 질문 한마디에 순간 고민들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저는 선생님이 너무 좋아요. 그런데 혹시 기본적인 그림들은 잘 그리시는 편인가요? 전문가처럼 그리는 실력은 필요치 않지만 그래도 미술학원이라는 특성 상 아주 기본적인 동물 자연풍경 들은 그림으로 표현하실 수 있어야 아이들과 수업할 때 유용할 것 같아서요~" 난 당황함을 감추고 아무렇지 않은 듯 이렇게 말했다.

"그림 실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주어진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면서 표현할 정도는 될 것 같아요. 부족해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연습을 통해서 얼마든지 채워나갈 수 있습니다." 라고 말이다.


하지만 내 마음 속 생각과는 전혀 다른 말들이었다. 사실 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보고 따라 그리며 어느정도 흉내내기는 할 수 있지만 보지 않고 내 생각대로 그림으로 표현하는 실력은 준비 되지 않았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장은 내 마지막 대답 또한 마음에 들었는지 참관수업을 제안했고 나는 그래도 다 경험해보고 싶은 욕심이 가득 찬 채로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또 참관수업이 시작되었다.

나 아팠던 사람 맞나? 어디서 이렇게 당당하고 욕심 많은 내가 나왔는지 낯선 나를 마주한 채

수업하고 있는 한 반을 들어가 참관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