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감사로 채워졌던 시간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000 학원이에요. 많이 기다리셨죠? 본사가 있는 체인운영이어서 본사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는데 조금 시일이 걸리게 돼서 전화드렸어요. 최대한 빨리 피드백이 오는 대로 답변드릴게요."
내용의 전화였다.
난 정말 학원에 대해 무지했기에 면접한 내용을 본사에 전달하고 또다시 본사의 피드백을 받아 결정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지금 현시점까지 말이다.
글쎄 그것이 진짜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리고 며칠 후 연락이 왔고 난 다시 학원을 찾았다.
원장이 내게 건넨 말 둘 중에 아직도 잊히지 않는 내용들이 있다.
"선생님과 함께 하고 싶다는 내용을 본사에 계속적으로 전달했다. 사람을 잘 알아보는 나의 혜안을 믿어달라.
재능이 많으신 분이니까 본인을 믿으시라. 함께 성장했으면 하는 선생님의 마음처럼 그렇게 하자." 이런 말들이 일이 간절했던 나에게는 다 빛과 소금의 말처럼 들렸다. 감사했고, 또 한 없이 감사했다.
처음이라는 단어에 묶여 학원이라는 생소한 단어에 묶여 본사가 정한 방침이라는 말들만 곧이곧대로 믿어가며 급여가 최저의 최저여도 수습기간이 있어도 여러 업무가 주어져도 그저 감사했다.
공황에서만 벗어날 수 있다면 갇혀 있던 나만의 상자에서 나올 수만 있다면 약을 먹지 않게 된다면
그저 그걸로도 감사했던 시간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때도 지금도 꽂힌 말이 있었다. "선생님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의 학위 같은 걸로 혹여나 위축되지 않으셨으면 해요. 요즘에는 방통대도 있고 학위를 더 딸 수 있는 길은 여러 방향이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신경 쓰지 마시고 일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라고 말이다.
그 순간에는 날 위해주는 말로 생각되었지만 지금에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난 내가 비록 지방대 예체능을 전공했지만 위축되며 살아온 적이 없었다. 그녀의 오지랖과 더불어 내 학력에 대해 생각한 그녀의 생각을 빗대서 나를 위하는 척 건넨 말이 아니었을지 생각해 본다.
그렇게 학원생활이 시작되었다. 긴 코로나의 시간을 견디고 다시 시작된 직장생활.
처음과 달리 수습급여를 받으면서 수업을 바로 배정받아 진행하고, 수업이 진행 된 후 학부모들에게 보내야 한다는 피드백 글들의 초안을 작성해야 한다면서 정확한 답 대신 내가 다 구성할 때까지 퇴근 시간은 늘 늦어졌고, 본인도 날 봐주느라 늦게 퇴근한다는 피로감을 서서히 내게 전하면서... 의아한 근무생활이 지속되었지만 그땐 그 피로감도 감사하게 느껴졌다.
내가 사회구성원의 한 명으로 뭔가를 수행하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감사했던 시간이었기에...
그렇게 하루.. 하루... 쌓여 나는 어떤 학원생활을 해나갔을까.......?
지금의 나는? 어떻게 성장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