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그리고 마음 읽기.....!
그녀의 판단과 말들을 뒤로한 채 내가 맡은 아이들과 업무에만 집중하며 나름 슬기로운 학원생활을 하려 애써갔다.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받은 만큼의 것을 준다. 청정무해한 긍정의 에너지와 함께 말이다.
나와 라포가 쌓이기 전까지는 날 곤란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차차 나만의 수업 방식과 규칙에 적응하며 잘 따라와 주는 성장한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의 말 따위는 쉬이 지나칠 수 있었다.
그간 있었던 현장에서는 한시적으로 머물다 아이들이 가기에 상시적으로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경험할 수 없었지만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나를 신뢰하고 학기를 계속 이어 등록하면서 꾸준히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이 처음에 비해 어떻게 얼마큼 성장했는가를 보면서 나의 역량도 함께 살필 수 있어 그 값진 경험이 학원생활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물론, 그녀가 수업에 주는 팁이라면서 여러 방법을 주곤 했지만 그 방법들은 와닿지 않았고, 아이들에게 '하지 마! 그만'과 같은 부정어를 쓰고 싶지도 않았으며, 곤란하면 원장을 부르는 방식 또한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우리를 끝까지 책임지고 다루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줄 것 같아 내키지 않았다.
또한, 아이들 좋아하는 달콤한 간식거리로 회유하며 그때그때 달래는 방법 또한 아이들과 내게 무슨 발전성이 있나 싶어 그 모든 방법들을 택하지 않은 채 어떻게 하면 규칙이 잡히지 않은 다양한 아이들을 잘 따라오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나만의 방법들로 수업을 채워나갔다.
내가 택한 방법은 '기다림과 마음 읽기'였다.
물론 이 방법은 나의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서야 했다. 처음에는 이 방법이 맞나...? 하면서 나의 인내심과 싸워 이기는 그 과정이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차차 나의 방식이 아이들에게 통하기 시작하면서 나와 함께하는 아이들은 나와 약속한 규칙들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나의 깊은 고민에서 나온 방법들로 채워진 나만의 수업들이 채워져 나갔고, 학부모들 또한 그런 나의 진심을 알아주셨는지 블로그에 나의 수업들에 대한 좋은 글들을 기록해 주시고, 아이들의 바뀐 긍정적 변화에 대해 피드백 주시면서 점점 날 신뢰해 주셨다.
그 마음 하나하나가 내 깊은 마음속까지 와닿아 나의 노력에 대해 보상받는 것 같아 큰 위로가 되었다.
그렇게 좋은 결과물들이 쌓이다 보면 그녀 또한 나의 역량을 인정하겠지...?라는 실낱같은 기대도 해보면서 말이다.
아이들에 집중하며 수업을 채워가다 보니 그 무더운 여름 학기도 서서히 끝이 났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가을학기에 도입했다. 체험으로 오던 아이들도 바로 등록으로 이어지고, 맡아오던 아이들도 지속적으로 등록을 유지하면서 모든 요일의 수업 반이 다 채워졌고, 주말도 아닌 주중에도 정원 6명이 꽉 찬 반이 생기기도 했다.
수강생이 많아진다는 건 나의 역량이 증명되는 것이라 생각했고, 학원에서도 그것을 모를 리 없을 거라 생각했기에 이렇게 유지하며 잘해나가다 보면 어느 정도의 보상도 채워지겠지...라는 생각도 안 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많아질수록 준비해야 하는 수업의 구성도 많아지고, 그놈의 브리프도 많았기에 이 학원을 다닌 이후로 새벽 2시 이전에 잠이 든 적이 없었고, 퇴근하면 늘 카페나 도서관을 전전하며 브리프를 써야 했기에 11시 이전에 집에 간 적이 없었다.
부비동염과 알 수 없는 두통은 계속 지속되었고, 육체적으로 너무 피로해서 버거움이 이어졌지만 참으로 신기하게도 초롱초롱한 눈으로 해맑은 웃음으로 나만 바라보며 일주일 중 하루를 기다리며 신나게 수업하러 달려오는 아이들과 감사의 인사로 마음을 다해주는 학부모들을 보면 그 피로함이 눈 녹듯 사라져 어디선가 알 수 없는 힘이 생겨 또 다음 수업을 준비해 나갔다.
슬기로운 학원 생활을 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써가면서 점점 난 더 알게 되었다.
내가 아이들과 소통하는 업무를 참 사랑했노라고. 사랑한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 업무를 애정하는 마음만으로는 일은 곧 생활과 연계되어 있기에 시간에 비례하는 보상이 따라야 하는 법이거늘 그것들이 충족함을 주지 못한 채 이 일을 언제까지 수행할 수 있을는지 늘 오리무중이었다.
그래도 나는 그 모든 고민들을 뒤로한 채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또 즐거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다음 수업에 필요한 교구들을 만들며 밤을 지새운다.
'나 잘하고 있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