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세월 동안 한결같이 최선을 다해줘서 정말 고맙다.
넌 지금 힘든 싸움을 하고 있어. 참으로 네가 안쓰럽단다.
넌 뭐 하나 거저 얻지 못하면서도 날 위해 온 힘을 다하는구나.
네가 필요한 공기조차 얻지 못하는데도.
그런 너를 도우려고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하지만 충분치 않다는 걸 알아. 아니, 턱없이 모자라지.
그런데도 넌 날마다 네가 가진 걸 모두 걸고서 힘껏 싸우는구나.
넌 내 영웅이야.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중에서
지난 1월은 인생을 되돌아보는 한 달이 자 그동안 한번도 생각지 못했던 것에 대한 감사를 느낀 한 달이었다.
단순히 책을 읽고 느끼는 감정과 깨우침이 아닌 그동안 내가 해왔던 모든 것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고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뿌리가 자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
일 년 전 위암 의심 증상 소견으로 대학병원 예약을 통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왔었다. 다행히도 작년엔 지켜보자는 담당 교수의 말로 안심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일 년이 흐른 올 1월 초, 위내시경 재검에서 결국 암 확정 판정을 받게 되었다. 이후 평생 해보지 않았던 여러 검사들을 일사천리로 진행하게 된다.
만감이 교차하였지만 왠지 모르게 태연한 나를 느낄 수 있었다.
CT, PET-CT, 초음파 내시경 등 사십 평생 한 번도 받아 보지 않았던 것들이었고, 질병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검사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게만 느껴졌었다.
마침 이 시기에 우연치 않게 읽게 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에서 저자 나티코가 자신의 몸에 대한 감사의 글을 볼 때 왜 그리도 서러운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지 한참을 목놓아 울기도 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내 몸에 대해 정말 고마운 마음 가득함을 나또한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잊고 있었다.
내면의 나를 달래고 치유하면 그것으로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내 몸이 나와 함께하며 숱한 고생을 해왔던 기억들이 흑백필름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너 없인 지금까지 못 왔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더욱 미안한 마음은 이토록 열심히 함께해 준 내 몸은 뒷전으로 한 체 정신적 건강만을 생각해 왔던 내가 부끄럽고 미안함 마음 가득했다.
하지만, 내 정신마저도 솔바람에 흔들리는 나약함 그 자체였다면 아마도 난 한없이 무너졌을 것만 같다.
죽음은 두렵지 않다. 하지만 내가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을 때 내 소중한 사람들이 슬퍼하며 고생할 나날들이 안타깝고 두려울 뿐이다.
그래서 난 내 몸과 다짐하며 약속해 본다.
아직 우린 갈 길이 멀다는걸,
그리고 해야 할 것들이 아직 많다는걸,
이제 너를 알게 되었고 너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는걸,
앞으론 너에게 참고 버티라고만 하지 않겠다는걸,
소중히 어루만져 주겠다는 걸 약속한다.
우리에겐 강한 정신력이 있으니깐.
2월 1일 최종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다행히 전이는 없었고, 몇 개월 동안 약물 치료와 검사를 통해 개선이 없을 경우 방사선 치료로 갈 것 같지만 당장 배 좀 까자 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새로운 소설을 구상 중이며 조만간 집필을 시작할 예정에 있습니다. 집필 전 자료 수집을 하다 보니 집필이 늦어지고 있네요. 새 소설은 브런치 연재 식이 아닌 최종 탈고 후 등록할 예정이며 아마도 브런치에는 일상 이야기로 당분간 채워질 것 같습니다.
아직 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음을 느끼기에 아플 틈도 없음을 절실히 느끼지만 너무도 내 몸을 몰아붙인 나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 가득합니다.
항상 내 영웅이라는 마음가짐 잊지 않고 오늘도 열심히 달려 봅니다.
'별빛 너머의 별' 중에서, @VO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