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생아 돌보기의 시작 (2)
설소대 시술 당일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이후로 분유를 먹는 것이 훨씬 좋아졌다. 잘 먹으니 컨디션도 좋아보였고 돌보는 것도 훨씬 수월해진 것 같았다. 1달 후의 병원 팔로업도 무사히 잘 끝났고, 아기는 쑥쑥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초보엄마가 절절 매기 시작했다. 분유 설명서와 조리원에서 배운 가이드라인에 나와있는 적정 분유량보다 아이가 더 먹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적정 분유량만큼 타서 주면 아이는 먹고나서도 계속 보채면서 울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그 때 아이의 분유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보다 오히려 배앓이나 소화가 안되어서 보챈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서 현재 산후도우미 관리사님의 한계가 느껴졌었다. 안타깝게도 관리사님도 신생아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으신 젊은 분이시다보니, 나와 똑같이 '적정분유량'에 집중하고 계셨다. 왜인지 한번쯤 다른 관리사님을 모셔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해당업체에 조심스럽게 연락을 하여 다른 경험 많으신분들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렇게 첫 관리사님과 이별했다. 감사한 기억도 많고 젋으신만큼 좋은 체력으로 나를 잘 케어해주셨던 분이었지만, 그냥 나의 직감을 믿고 아쉬운 이별을 했었다.
그렇게 모신 두번째 산후도우미님은 여린 느낌이 나시는 나이 지긋하신 분이셨다. 성격도 온화하신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신생아 돌보기 관해서 이것저것 아기 상태에 관해 조언을 구하려고 할 때, 뭔가 미온적인 반응과 애매한 답변으로 초보인 나를 더 혼란스럽게 하는 느낌이었다.
─ 아, 나는 지금 우왕좌왕하는 나를 이끌어주실 좀더 강한 산후도우님을 원하는구나!
나는 그렇게 다시 세번째 산후도우미님을 모셨다. 어쩌면 다른 산모들은 조금 꺼려할 법한, 기가 강한 아주머니께서 오셨다. 하지만 나는 왠지 이 분의 말씀에 믿음이 갔다. 게다가 이 분의 강한 어조와 직설적인 말투 탓일까, 나 역시 흐리멍텅하게 있지 못하고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었다.
"아기는 한번에 충분히 배불리 먹이고 푹 재우면 된다."
그제서야 분유통에 적혀있는 설명서니 조리원에서 배운 적정 분유량이니, 이런 데에 매여 있었던 내가 얼마나 한심했었는지 깨달았다. 배앓이 걱정하기 전에 아이가 배불리 충분히 먹는게 더 중요하다는 것, 양을 통제하지 말고 한번에 충분히 먹이고, 시간을 끌어서 버티고, 다시 한번에 충분히 먹이고, 이렇게 반복하면서 아이 뱃구레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 하루 최대 분유량 이런 데에 연연해 하지 말 것. 그리고 푹 재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