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드는 눈에 띄는 조연이 하나 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쯤 있겠지만, 등장인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PPL로 등장하는 볼보자동차다. 최근 몇 년간 볼보자동차는 ‘PPL 맛집’으로 떠오르면서 드라마에서는 극 중 캐릭터와 어울리는 자동차로 나오고, 예능에서는 이질감 없이 자연스레 화면 속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볼보자동차가 PPL 맛집이 된 이유에는 다양한 작품에 투자하는 것과 별개로 시청자를 수긍하게 하는 브랜드의 인기와 눈길을 끄는 디자인 그리고 장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배치 등이 있다.
가령, 영화나 드라마 속 재벌들이 고급 수입차를 타고 등장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대부분 유럽과 미국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PPL 단골로 꿰차고 있는데, 흥미진진한 내러티브와 함께 신차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배우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선 차들은 각 신(Scene)과 어울려 저마다의 고급스러움과 성능을 뽐내며 광고 효과를 톡톡히 얻어 간다.
그런데 TV에서 보이는 볼보자동차의 이미지는 약간 달랐다. 화려한 인테리어가 배우를 감싸는 다른 프리미엄 차와는 달리 어딘가 모르게 수수하고 담백한 맛이 묻어난다. 그게 볼보자동차의 개성이고 멋이다. 흔히 ‘북유럽 감성’이라고 하는 디자인 방식은 인위적이기보다 자연적인 멋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조도가 강한 조명 대신 자연 채광을 이용하거나,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과한 장식 대신 심플한 느낌을 최대한 살려 순수하고 간결하게 여백의 미를 둔다. 가구는 원목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북유럽의 기후 여건상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북유럽 사람들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수공예가 발달했다. 볼보의 기어 노브를 대신하고 있는 오레포스(Orrefors) 크리스털만 봐도 알 수 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마인>에서는 이보영 씨와 S90가 특히 찰떡궁합을 보여주었다. 볼보자동차 PPL이 빛을 봤던 또 다른 프로그램 JTBC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Ⅹ이상순 부부가 실제로 XC90를 구입했던 것처럼 드라마 종영 후 이보영 씨가 실제로 S90를 끌고 퇴근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 보였다. 이보영이라는 배우가 지닌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S90와 잘 어우러졌다.
S90는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특히 다양한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독창적인 디자인이 강점이다. 3D 모양의 아이언 마크와 ‘토르의 망치(Thor Hammer)’로도 불리는 시그니처 LED 헤드램프, 이것과 연결되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화를 이루어 S90만의 고급스러운 인상을 만들어낸다. 특히 지금의 볼보자동차 그릴은 역대급으로 완벽하다. 옆에서 보면 살짝 오목하게 들어가면서 수직 막대가 촘촘하게 정렬해 있다. 그 위의 엠블럼을 대각선으로 지나는 선의 조화가 간결하고 인상적이다.
S90은 볼보자동차에서 가장 상위 모델답게 휠베이스가 3m를 넘어 VIP를 위한 넉넉한 뒷좌석 공간을 갖췄다. 파노라마 선루프로는 햇살이 가득 들어오며 시트는 천연 나파 가죽으로 감쌌다. 볼보자동차의 하이라이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오디오다. S90에는 실내 아키텍처에 완벽하게 통합된 4:15 디지털 앰프와 총 1,476W 출력을 내는 19개 개별 하이엔드 스피커로 구성된 영국 바워스&윌킨스(B&W, Bowers&Wilkins)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돼 호화로운 오디오를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실내로 유입되는 초미세먼지를 정화하고 미세먼지 농도를 감지하는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AAC, Advacned Air Cleaner) 시스템을 포함한 클린 존 인테리어 패키지까지 갖춰 디스플레이에서 실내 공기 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파워 트레인은 2.0 엔진에 B6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터보차저, 전기식 슈퍼차저를 더했다. 덕분에 시대의 요구에 따라 엔진 배기량을 낮췄지만, 최고출력 300마력과 최대토크 42.8㎏·m의 넉넉한 힘을 발휘한다.
과거의 볼보자동차는 ‘안전’이라는 키워드가 강했다. 이는 볼보자동차의 변하지 않는 시그니처 스피릿으로 지금의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라는 자동 제동 기능과 충돌 회피 시스템이 그 정신을 대변한다. S90에는 최대 140㎞/h까지 설정된 속도로 달릴 수 있는 ‘파일럿 어시스트 II(Pilot Assist II)’와 ‘도로 이탈 완화 기능(Run-off Road Mitigation)’과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Oncoming Lane Mitigation)’,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nd Spot Information)’, 케어 키(Care Key)’ 등 첨단 안전 기능으로 중무장했다.
현재와 미래의 볼보자동차 키워드는 단연 ‘럭셔리’다. 프리미엄급의 브랜드가 부리는 고집이 아니라 볼보자동차만의 독보적인 프리미엄 가치는 꽤 합리적으로 럭셔리하게 보인다. 이미 2030년부터 전기차만 만들겠다고 선언한 기업이다. 자연과 함께 미래를 내다보며 고급스러운 세단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오래전부터 기준이 서 있다. S90이 그 리더다.
조두현 오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