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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보자동차코리아 Dec 21. 2022

90 클러스트를 보면 볼보자동차의 전략이 보인다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인식시키는 방식은 통일성이다. 특히 디자인 통일성. 누가 봐도 그 브랜드의 제품으로 보이게 하는 디자인으로 라인업을 완성한다. 이 방법은 효과적이지만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시작점이 되는 디자인이 괜찮아야 한다. 사람들의 호불호를 야기하는 디자인으로 통일하면 브랜드는 내내 호불호 속에 내던져진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다 풀기 전에는 돌파구가 없다. 즉, 방법은 쉽지만 구현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디자인 통일성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애플이다. 어떤 제품이든 공통 디자인을 토대로 제품별 특징을 가미했다. 사용자는 필요에 따라 라인업의 각기 다른 제품을 선택하지만, 모두 애플의 디자인이라는 통일성을 음미한다. 제품별 디자인 차이가 옅기에 자신이 필요한 제품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디자인에 관한 세세한 비교나 고민을 할 필요가 없으니 만족도가 높다. 이런 전략은 프리미엄 브랜드일수록 효과적이다. 어떤 제품을 선택해도 브랜드의 가치를 품는 기분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니까. 잘한 디자인이 이렇게 강렬하다. 




자동차 브랜드라면 볼보자동차를 꼽을 수 있다. 물론 비슷한 전략을 취하는 다른 브랜드도 있다. 하지만 볼보자동차만큼 응집된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다. 라인업이 복잡할수록 효과가 옅어지니까. 볼보자동차는 효율적인 라인업을 보유했다. 딱 필요를 채우는, 세단과 SUV 제품군이 주다. 그렇다고 밋밋하지도 않다. 북유럽 브랜드 특성이 담긴 크로스컨트리가 라인업을 다채롭게 한다. 제품 구성이 효율적이면서 효과적이다. 군더더기가 없다. 




물론 효율적인 라인업만으로 통일성이 생기진 않는다. 앞서 말한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한다. 디자인 통일성. 그것도 이견이 없는 매력적인 디자인. 볼보자동차에는 있다. XC90으로 첫선을 보인 간결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은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어느새 7년이 흘렀다. 부분 변경 모델도 나왔다. 그럼에도 디자인 변화가 크지 않다. 보통 변화를 원하지만, 볼보자동차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다르다. 변화가 크지 않아 더 반긴달까. 그만큼 완성도 높은 안팎 디자인은 생명력이 길다. 그러는 사이, 라인업 전 모델에 XC90의 디자인이 스며들었다. 브랜드 정체성 또한 더욱 확고해졌다. 많은 사람이 한 번 타볼까 고려하는 프리미엄 자동차. 볼보자동차의 새로운 위치였다.  




XC90부터 XC40까지, 전 모델이 고루 선택받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통일된 디자인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한 결과다. 어떤 모델을 선택하든 볼보자동차를 관통하는 감각과 질감을 경험할 수 있으니까. 통일된 디자인이 영향력을 발휘하니 효율적인 라인업도 빛을 발했다. 더도 덜도 말고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지점을 충족시킨다. 군더더기 없는 볼보자동차의 디자인처럼. 그러면서 세련된 느낌으로 소유욕을 건드리는 감각처럼.  




 

XC90이 새로운 디자인을 정립했다면, 90 클러스트는 각 세그먼트별 모델 구성의 본을 마련했다. 필요에 따라 다르게. 안팎 디자인은 볼보자동차답게. 딱 필요한 영역을 군더더기 없이. XC90은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장르인 SUV다. 디자인을 정립한 모델답게 볼보자동차의 기함 역할도 맡는다. S90은 예나 지금이나 선호하는 세단이다. 거기에 세그먼트를 뛰어넘는 뒷좌석 공간을 얹었다. V90 크로스컨트리는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아이콘 같은 모델이다. 왜건과 SUV의 장점을 모두 취했다는 장점도 있지만, 사실 독특한 형태가 더 영향력을 발휘한다. 북유럽 지역색을 드러내면서 희소성이 있는 유니크한 자동차니까. 다른 브랜드의 헤일로카 같은 위치랄까. 보편적인 장르에서 벗어난 특이성이 90 클러스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XC90과 S90, V90 크로스컨트리는 각 영역에서 필요를 충족한다. 그러면서 셋 모두 차별 없이 볼보자동차의 디자인을 드러낸다. 볼보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필요에 맞는 장르를 고르면 그뿐이다. XC90의 안팎은 S90에도, V90 크로스컨트리에도 그대로 담겼으니까. 전면 인상을 세련되게 다잡는 토르의 망치 주간주행등도, 소재 질감 잘 살린 인테리어도 공통적이다. B&W 오디오 시스템이나 오레포스 크리스털 기어노브도 어느 모델이나 누릴 수 있다. 장르에 따라 형태 차이만 있을 뿐이다. 형태가 달라도 감각은 같다.  




공통된 감흥은 브랜드의 목표다. 그럴수록 브랜드 정체성이 공고해진다. 또렷한 브랜드 정체성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볼보자동차는 통일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그 목표를 획득한다. 어떤 모델을 선택하든 볼보자동차를 탄다는 감흥이 선명하다. 잘 빚은 디자인과 효율적인 모델 라인업이 이 감흥을 더욱 증폭한다. 90 클러스트는 볼보자동차의 이 전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본이다. 90 클러스터가 대표하는 통일성은 다른 모델들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XC90의 디자인이 전 모델로 스며든 것처럼. 그렇게 볼보자동차는 명료한 화술로 사람들을 설득한다. 알기 쉽고 솔깃하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과가 말해준다.



글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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