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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보자동차코리아 Nov 10. 2023

가장 ‘볼보다운’ 전기차, EX30

흥미롭게 바라보게 한다. 전에 없던 모델의 매력이다. 더구나 정체성이 또렷한 브랜드의 신모델이라면 더욱 그렇다. 볼보 최초의 컴팩트 SUV EX30. 그래서 볼보의 저변을 더욱 넓혀줄 자동차. 게다가 순수 전기차로만 개발한 모델. 여러 모로 궁금해지는 배경이다. XC40 때도 그랬다. 라인업에서 가장 작은 SUV로서 XC40만의 매력 요소를 뽐냈다. 여전히 볼보다우면서도 XC40만의 성격과 인장을 선보였다. EX30도 기대하게 한다.




볼보 디자인은 보통 크게 변하지 않는다. XC90으로 정립한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은 까닭이다. 변화를 위한 변화는 배제한다. 반면 EX30은 조금 달라졌다. 순수 전기 모델이기에 전기차다운 새로움이 필요하다. EX30은 그 지점을 매끈한 곡률로 표현했다. 여전히 볼보 디자인의 핵심인 간결한 면은 그대로다. 대신 그 끝의 곡률을 보다 부드럽게 매만져 전체적으로 한층 매끈해졌다. 덕분에 작은 차체지만 한껏 응축된 느낌을 전한다. 조약돌 같은 단단함이다.




LED 램프가 간결한 외관의 장식 역할을 하는 방식도 그대로다. 대신 LED 형태가 간결해졌다. 램프 형상도 날렵해졌다. 매끈한 차체를 더욱 강조하는 장식으로서 달라졌달까. 전기차로서 보다 미래적 인상을 주는 형태이기도 하다. 후면 램프 역시 LED 형태가 달라지고, 위아래를 분절했다. 역시 기존 볼보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기존 디자인 방향성은 유지하면서 세부 요소에서 변화를 꾀한 셈이다. 약간의 변화지만, 시각적으로 전해지는 감흥은 크다.




형태에 따른 특징도 있다. 지상고는 SUV다운데 전면 후드가 낮다. 또한 펜더가 상대적으로 풍만하다. 차체에 비해 큰 휠도 신었다. 차체 실루엣이 날렵하면서도 다부지게 드러난다는 뜻이다. XC40이 SUV다운 각을 살렸다면, EX30은 도심형 SUV의 세련된 감각을 머금었다.




미래지향적으로 외관을 다듬은 EX30의 감각은 실내에서 완성된다. 기존 볼보가 그렇듯 외관의 감흥이 실내의 질감과 소재 구성을 만나 증폭했다. 차분하고 정갈하며 고급스러웠다. 보다 보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이런 거구나, 알게 했다. EX30 역시 실내에서 여러 참신한 요소를 적용했다. 기존 볼보 인테리어의 방향성에 미래라는 요소를 더했다. 볼보가 바라보는 미래 디자인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한 요소인 미니멀리즘이다. 




EX30의 실내는 기존 자동차와 사뭇 다르다. 있어야 할 것들이 있어야 하는 장소에 없는 경우가 많다. 계기판은 작은 창으로 대체되고, 도어 트림의 윈도 버튼도 없다. 도어 쪽 스피커도 없다. 익숙한 요소가 사라진 곳에는 매끈한 면과 간결한 요소만이 남았다. 선 하나, 돌출된 요소 하나 고심해서 배치한 티가 난다. 심지어 송풍구도 세로형 디스플레이와 어울리게, 도어 쪽으로 밀착되게 세로로 가늘게 만들었다. 면을 거슬리지 않게 선을 그은 셈이다. 




덕분에 EX30의 인테리어는 반듯하고 정갈하다. 이런저런 요소가 사라지니 더욱 매끈할 수밖에 없다. 대신 각 요소를 중앙으로 몰았다. 중앙에 커다란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있다. 글러브박스도 중앙에 있다. 도어트림에서 옮긴 윈도 버튼 역시 센터콘솔 쪽으로 넘어갔다. 




스피커 역시 대시보드 폭 길이의 사운드바로 대체했다. 과감하게 삭제하고, 대담하게 집약했다. 이런 시도는 단지 디자인만을 위한 배치가 아니다. 차체가 작은 EX30의 실내 공간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도어 쪽 스피커 대신 사운드바로 대체하며 도어 쪽 공간이 늘었다. 글러브박스를 중앙으로 옮기면서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센터콘솔에는 슬라이딩 기능을 적용해 활용성을 고려했다. 각 시도는 모두 기능성을 높인 노력의 결과인 셈이다. 물론 간결하게 빚은 실내는 시각적으로 더 넓게 보이는 효과도 있다. 기능과 시각 효과, 모두 잡았다. 




EX30의 독창적인 실내를 더욱 특별하게 하는 요소도 있다. 이것 역시 색다른 시도다. 가죽 대신 친환경 소재로 빚은 인테리어다. 볼보는 이걸 ‘인테리어 룸’이라 부른다. 자동차의 공간이 방처럼 편안하게 다가오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네 가지 인테리어 테마는 미스트, 파인, 인디고, 브리즈로 구성된다. 각 테마 모두 재활용 소재를 적극 사용했다. 대표적으로 브리즈(Breeze)를 살펴보면, 전반적인 무드는 아름답고 화창한 날의 가벼운 마음과 밝은 하늘을 연상시킨다. 내장재는 픽셀 니트 노르디코(Nordico)를 사용했다. 노르디코는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생산된 소나무 오일로 만든 일종의 바이오 소재다. 여기에 디테일로 픽셀 패턴을 가미해 현대적이고 신선한 느낌까지 선사한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결코 미감을 타협하지 않았다.




인테리어 트림이야 그동안 많았다. 하지만 콤팩트 SUV에 이 정도로 공들이는 경우는 없었다. 볼보가 EX30으로 어떻게 볼보의 감각을 보여주고 싶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자동차의 공간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흐름을 알게 한다. 애초에 자동차를 공간의 개념으로 접근한 볼보로서는 당연한 시도일지도 모른다. 




EX30은 전에 없던 모델답게 전에 없던 시도를 담았다. EX30은 볼보 라인업의 가장 작은 모델이지만, 그 안에 담긴 참신한 디자인적 시도는 결코 작지 않다. 찬찬히 바라볼수록 실물이 더욱 궁금해진다. 


글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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