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V입니다.
도로를 걸을 때면 보행자의 입장에서,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쌩쌩 달리는 관점에서 세상이 보이게 됩니다. 자동차를 고를 때에도 그렇습니다. 막상 차를 타고 달릴 때에는 더 넓고 안락하고 편한 걸 찾지만 비좁은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에는 왜 이렇게 큰 차를 샀을까 후회를 하기도 하죠.
주차는 편한데 실내가 넓은 차, 쌩쌩 잘 달리는데 연료비는 적게 드는 차. 모든 걸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여기 세상의 이치를 거스르는 차가 있어 소개해봅니다. 볼보자동차의 전기 SUV EX30 크로스컨트리입니다.
이 차 전장이 4235mm입니다. 전폭도 1840mm밖에 되지 않고, 휠베이스도 2650mm로 누가 봐도 소형차입니다. 그런데 차 안에 들어가면 겉보기와 다른 실내 공간이 펼쳐집니다. 특히 운전석이 그렇죠. 운전대도 있고 페달도 있고 시트도 있고, 다른 소형차와 모두 똑같은데 무릎을 좌우로 휘휘 저어도 몸이 닿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여유로운 걸까요?
자세히 보니 문짝이 움푹 패였습니다. 보통은 스피커가 들어가고 옵션을 넣으면 오디오 회사의 앰블럼이 붙게 되는데 EX30CC에는 그것이 없습니다. 대신 그 자리는 오롯이 나의 다리를 위한 공간으로 남았습니다.
동승석도 마찬가집니다. 글로브 박스는 누구의 무릎도 닿지 않는 중앙으로 옮겨버렸습니다. 덕분에 그 자리를 동승자의 공간을 위해 할애할 수 있게 되었어요. 넓은 개방감과 답답하지 않은 다리 공간을 갖춰 이 차가 작은 차야? 라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뒷좌석은 어떨까요? 엉덩이가 쑥 들어가게 앉는 인체공학적 시트와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있어서 개방감도 좋고 주행 시에도 안정감이 있습니다. 만약 아이들과 함께 탄다면 뒷좌석은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이 될 겁니다.
키 173cm 두 명, 182cm 그리고 188cm의 성인 남성 네 명도 테스트 삼아 차량에 앉아봤는데, 나름 괜찮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도 한 두 번 휴게소에서 쉬면서 충분히 갈만하겠어요.
그런데 이 차에 붙은 CC 엠블럼은 무엇일까요? EX30과 어떤 게 다를까요.
쉽게 풀어보자면 EX30은 후륜구동, EX30CC는 사륜구동입니다. 크로스컨트리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모터도 앞에 하나 더 추가했죠.
뒷바퀴를 굴리는 모터는 272마력(ps), 앞바퀴를 굴리는 모터는 156마력(ps)입니다. 둘을 합쳐서 428마력(ps)의 출력을 냅니다. 내연기관의 출력이었으면 아마 엄청난 고성능 차에 해당하는 숫자겠죠.
또, 크로스컨트리가 되면서 차체 높이도 1.9cm 높아졌고 같은 19인치 타이어여도 편평비가 50으로 바뀌면서 좀 더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을 만들어줍니다. 보다 험하고 먼 길을 편하게 달리라는 의도로 만들었습니다.
외부 디자인도 변화를 가졌습니다. 전면에는 크로스컨트리 프론트 쉴드라는 검은 플라스틱 부품이 있습니다. 고속으로 달릴 때 벌레가 붙거나 산길에서 나뭇가지에 긁혀도 손상을 입지 않도록 만든 것이죠. 보이지 않는 하부에도 앞, 뒤에 스키드 플레이트를 덧붙여 혹시 모를 하체의 파손에도 대비했습니다. 이정도면 아주 작지만 단단한 SUV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이 차는 시동 버튼이 없습니다. 키를 들고 차에 앉아 변속 레버를 내리면 주행을 시작합니다. 모든 좌석의 안전벨트 착용을 체크하니 이것도 장점입니다.
주행을 시작하면 부드럽고 편안하게 출발합니다. 428마력의 고출력 전기차인데 가속페달은 부드럽게 세팅했네요. 살짝만 밟아도 울컥거리는 증상은 전혀 없습니다. 차는 우아한 가속 곡선을 그리며 달려갑니다.
전기차인 만큼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더 무겁습니다. 상당 부분이 배터리 때문인데 차체 바닥에 깔린 배터리는 무게중심을 낮춰 더 안정적인 주행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1.8톤에 이르는 무게지만 428마력의 출력 덕택에 아주아주 경쾌하게 달려갑니다. 실제 운전할 때에는 1.8톤의 무게를 전혀 느끼지 못하죠.
좌우로 코너가 이어지는 구간에선 차의 무게로 인한 좌우 뒤뚱거림이 느껴지지만 SUV 중에서 비교하자면 매우 상위권에 속할 승차감을 보여줍니다. 이번 EX30CC 시승차 지붕에는 루프랙과 텐트를 올려두었습니다. 텐트도 나름대로 무거운 짐인데다 지붕 위에 있으니 무게중심을 올려 코너 거동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입니다. 이것까지 감안한다면 EX30 크로스컨트리의 코너링 능력은 매우 인상적으로 뛰어나네요.
이 차는 기본에 아주 충실합니다. 우리가 차를 탈 때마다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은 ‘아리아~’ 음성명령으로 모든 조작을 할 수 있습니다. “광화문으로 길안내해줘” 한 마디로 내비 세팅이 모두 끝납니다. “93.1 라디오 틀어줘” 한 마디로 은은한 클래식 라디오를 켜줍니다. “실내 온도를 23도로 맞춰줘”라고 하면 공조 시스템도 조작해주죠.
차에 다가가면 살짝 웰컴 라이트가 들어오고 문을 열고 앉으면 바로 출발 준비가 끝납니다. 음성 인식으로 내비를 설정하고 주행하는 그 순간까지 모든 연결이 매끄럽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일상이 되는 순간 무언가 내 생활도 매끄럽고 심플하고 안정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거죠.
끝으로 충전에 대한 얘기를 해야 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이유가 충전 때문입니다. 반대로 많은 전기차 오너들이 가장 만족하는 이유가 충전 때문이기도 하죠. 주유소를 가지 않고 집에 들어가면서 플러그를 꼽는 것 만으로도 자동차는 항상 아침에 최고의 상태로 사람을 기다립니다.
실제 전기차를 운행해보면 1회 충전 주행거리 300~400km 정도면 충분합니다. 곳곳에 완속 충전기로 거의 90% 이상을 충전하게 되고 이따금 장거리를 달린다면 고속도로 휴게소를 포함한 급속충전기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작은 차에서 넓은 공간을 누리면서 아주 저렴한 연료비로 심플하고 자유롭게 다니는 차. 볼보의 EX30 크로스컨트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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