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의 역사
피하는 것만이 살 길입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안전하게 자동차를 타려면 잘 피해야지만 잘 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조금 엉뚱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제 스마트폰에는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보안 기능들이 적용되었죠? 얼굴 인식, 지문 인식 같은 것 말입니다. '인식'이라는 단어가 요즘 자동차 시장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미래의 기술이라는 자율 주행에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카메라, 레이더 센서 등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위험요소를 회피한다는 것이죠.
오늘은 볼보가 추구해온 '안전'에 대해 보다 큰 그림을 그리게 될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시티 세이프티 역시 기능의 핵심은 잘 피하는 것입니다. 안전의 핵심 요소 이기도합니다.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는 시각적 경고, 청각적 경고, 촉각적 경고(브레이크 맥동)를 사용하여 갑자기 나타나는 보행자, 자전거, 큰 동물, 차량을 운전자가 감지하는 것을 도울 수 있습니다. 운전자가 적절한 시간 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시스템이 차에 브레이크를 겁니다.
"운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있을지라도 운전을 하면서 사고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없다!" 답답한 정체구간에서 불현듯 떠오른 생각입니다. 그만큼 도로 위에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접촉 사고라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시속 30km의 속도에서도 안전벨트 등 안전장비에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소위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일입니다. 시티 세이프티는 운전 중 부주의에 의한 사고를 방지한다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운전자를 보조하는 역할인 것입니다.
2008년 볼보가 처음 적용한 시티 세이프티는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이용했습니다. 볼보는 XC60을 통해 처음 선보였죠. 시속 30km로 달리고 있는 차가 돌발 상황이 발생해 급정지를 합니다. 멈춰야겠는데 운전자가 이를 미처 인지하지 못해 앞차의 꽁무니를 들이받습니다. 흔히 시내에서 볼 수 있는 사고의 사례입니다. 이때 시티 세이프티가 적용된 볼보라면 센서가 전방 차량을 인식하고 운전자의 제동 동작이 감지되지 않을 경우 시스템이 긴급 제동으로 돌발 상황에 대처합니다. 바로 시티 세이프티의 초석이자 초기 모델입니다. 당시 시스템은 운전자의 주의가 가장 산만해질 수 있는 시속 30km 이하, 그 속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습니다. 볼보가 쌓아온 오랜 사고 분석의 결과를 재해석한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볼보는 이 기능을 과감하게 시연했습니다. 국내에 시티 세이프티를 처음 도입하던 때 임직원은 물론이고 고객과 미디어를 초청한 자리에서 선보였습니다. 커다란 풍선을 따라가다가 긴급 제동 하는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그리고 그 풍선을 따라가던 XC60이 이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보여줬습니다. 테스트는 성공적이었고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들도 볼보의 최첨단 기술에 많이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타 브랜드에서 아직 시도하지 않았던 신선한 기술이었기 때문입니다. 볼보의 세계 최초 안전기술이 또 한 번 등장한 날입니다.
요즘은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볼보는 이러한 경우도 하나의 예로 들었습니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볼보 차량 교통사고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추돌 사고의 75%가 30km/h 이하의 속도에서 발생하며, 이 중 50%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제때 밟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XC60 모델에서 시티 세이프티는 운전자를 대신해 전방 상황을 주도면밀하게 주시합니다. 시속 30km 이하의 사고가 예상되는 그 순간에 브레이크를 밟아주죠. 그리고 시티 세이프티의 역할은 낮과 밤, 어두운 곳을 가리지 않습니다.
이후 볼보의 시티 세이프티는 더욱 발전합니다. 30km/h의 속도에서만 작동되던 시티 세이프티는 50km/h의 속도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고 15km/h 이하의 속도라면 앞 차와의 추돌을 완벽하게 피할 수도 있게 됐죠. 이 정도 속도라도 추돌 강도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시티 세이프티는 인식할 수 있는 사물의 범위도 넓힙니다. 초기에 앞서가는 자동차를 인식했다면 이후에는 자전거를 탄 사람, 걸어가는 사람 그리고 큰 동물 등을 구분해서 인식합니다.
이후 시티 세이프티는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 외에도 충돌을 회피 기능을 추가합니다. 물론 이 또한 운전자를 보조하는 역할입니다. 같은 센서를 사용하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이뤄 몇 가지 기능들을 더합니다. 사물 인식, 추돌 경고, 사전 제동, 전자식 안전벨트 회수,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을 때에는 차를 멈추는 것 등입니다. 사고가 예상될 경우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1차 경고신호를 보내며, 소리로 2차 경고신호를 보냅니다. 운전자의 안전벨트를 당겨주며 반응하지 못할 운전자 상황을 대비해 시티 세이프티는 브레이크를 밟을 준비를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충돌 회피 기능이 발동하죠. 사실 돌발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제대로 반응할 수는 없겠죠. 인간의 반사 능력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으니까요.
시티 세이프티 이제 차를 멈추는 데에서 발전해 충돌을 회피하는 적극적인 개입도 시작했습니다. 운전자가 허락하는 순간에 스티어링을 살짝 조절해주는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바로 스티어링 서포트죠. 전방에 미처 인식하지 못한 장애물이 있을 경우, 어쩔 수 없이 추돌이 예상될 때, 그렇지만 차선을 바꾸어 이동할 수 있겠다 판단한 때, 그 위험요소를 회피할 수 있도록 시티 세이프티 시스템이 스티어링 휠을 측면으로 살짝 틀어주는 기능입니다. 뿐만 아니라 각 바퀴에 제어되는 제동의 강도도 달라집니다. 회피 진행 방향 쪽 앞뒤 바퀴에 제동을 많이 걸어 보다 신속하게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그 짧은 순간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볼보 시스템에 놀랄 수밖에 없겠죠?
최근에는 볼보의 시티 세이프티에 또 다른 획기적인 기능이 추가됩니다. 정면충돌에 관련된 기술입니다. 앞서 초창기 시티 세이프티 시스템은 같은 진행 방향 앞 차량과의 추돌 '방지'를 목적에 두고 있다면, 추가된 시티 세이프티 기능은 반대편 진행 차량과 마주하는 정면충돌 상황을 위한 기능입니다. 그리고 충돌을 회피할 수 없을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 하자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운전자가 위험을 인지하고 브레이크를 밟지만, 그걸로 역부족일 때, 더 강한 브레이크 작동을 시티 세이프티가 책임집니다. 운전자보다 먼저 개입하며 예측되는 충돌 지점보다 더 가까이에서 멈출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센서의 사물 감지 범위가 넓어진 것입니다.
볼보의 최첨단 안전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최첨단"이라는 수식어가 계속 따라붙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덩치가 큰 야생 동물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대비한 시티 세이프티의 제동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보행자 및 자전거를 탄 사람과의 추돌에 대비한 시티 세이프티 기능도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20만 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고 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갑작스러운 사고, 한 아이의 미래를 지켜줄 수 있는 것. 시티 세이프티에서 자율 주행 긴급 제동 시스템이 될 수도 있습니다. 뉴스에서 많이 접해보셨을 겁니다. 무인 자율주행차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자율 주행 자동차는 아직은 개발 단계에 있다고 합니다. 최종 단계인 상용화는 대중의 신뢰가 바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시티 세이프티에서 이어지는 볼보의 안전 기술은 미래의 자동차에 가장 핵심이 되는 기능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