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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보자동차코리아 Apr 13. 2022

유럽에서 본 차량 가격이랑 2천만원이 차이난다는 그 차

지난해 11월, 유럽 출장 길에 볼보의 첫 전용 전기차인 ‘C40 리차지’를 살필 기회가 있었다. 퍼포먼스, 주행 가능 거리, 스타일링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지만 6만1000유로라는 가격이 걸렸다. 단순 계산해도 8200여만원. 이 정도면 우리나라에선 보조금을 50%밖에 받지 못할 텐데… 라는 생각이 머리를 채웠다. 그로부터 3개월 후, 마침내 한국시장에도 볼보의 첫 순수 전기차가 출시됐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가격표를 달고 말이다.  



“이 발표가 끝나면 아마 여러분도 당장 전시장으로 달려가 계약하고 싶으실 겁니다.” C40 리차지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던 날,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대표이사는 거침이 없었다. 화면에 띄어진 숫자는 6,391만원. 미국보다 890만원, 독일보다 2240만원, 그리고 영국보다는 무려 2980만원이나 저렴하다. 솔직히 이정도 가격 차이면 모터가 하나뿐 이라던지 편의장비가 상당부분 빠졌겠지, 라는 의심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볼보는 달랐다. 어것저것 따지지 않고, 풀패키지를 갖춘 최상위 트림 ‘트윈 얼티메이트’를 단일 모델로 국내에 출시했다. 총 408마력, 0~100km까지 4.7초 소요되는 고성능 듀얼 전기모터 및 사륜구동 시스템에 파일럿 어시스트, 충돌 회피 지원, 시티 세이프티 등 최첨단 안전 시스템, 360도 카메라,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 20인치 리차지 휠 등 프리미엄 편의사양을 탑재하면서도 경쟁력 높은 가격을 갖췄다. 이윤모 대표는 “C40 리차지에 적용된 최고의 안전 시스템, 편의사양, 서비스를 옵션 가격으로 환산하면 10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한국 고객을 위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TMAP 인포테인먼트 서비스와 5년 무상 LTE 이용권, 음악 플랫폼 FLO 1년 이용권, 15년 무상 OTA(무선업데이트) 서비스와 8년 또는 16만㎞ 고전압 배터리 무상 보증까지 제공한다. ‘전세계 최저가’라는 말이 흰소리가 아니다. 오죽하면 본사에서 적당히 팔라고, 다른 나라시장에서 나오는 볼멘소리를 우려할까.  



스웨덴 본사의 염려는 괜한 게 아니다. 사실 C40 리차지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모델이다. 유럽에서도 출시 전부터 관심이 커 독일 내 출고대기가 이미 2개월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영국도 마찬가지. 95년에 이르는 볼보 역사상 최초의 쿠페형 SUV라는 점과 434km의 주행가능거리(WLTP기준), 그리고 각종 첨단기술과 볼보에 대한 신뢰도가 더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살펴보면 볼보가 얼마나 절묘하게 최근 자동차 시장의 성공 방정식을 따랐는지 구석구석 드러난다. 우선 볼보는 처음으로 84개 픽셀 LED로 구성된 헤드램프를 선보였다. 룸미러 뭉치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마주오는 자동차를 최대 5대까지 구분해 맞은편 운전자의 눈이 부시지 않게 한다. 또 고성능 전기차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리어 스포일러도 두 개나 달았다. 이는 루프에서 테일게이트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쿠페라인을 살려 디자인적인 완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공력성능도 끌어올려 주행 효율성에도 도움이 된다. 또 벤트를 통해 와이퍼가 없어도 리어글라스에 빗방울이 맺히지 않고 빠져나가는 기능성까지 더했다. 



내부에도 신기술은 가득하다. 차와 운전자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해지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 C40 리차지는 시동버튼을 없앴다.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운전석에 앉으면 차량이 운전석의 무게를 인지해 출발 대기상태에 들어간다. 그리고 센터 디스플레이에 바로 충전상태와 인포테인먼트, 에어컨을 활성화한다. 또 새로운 그래픽 디자인과 기능으로 개선된 차세대 12.3인치 디지털 운전자 정보 디스플레이는 최소한의 정보를 띄우는 Calm 모드나 내비게이션 모드 중에 고를 수 있게 해 개인화도 빠짐없이 챙겼다.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는 첫 전용 전기차를 만들며 안전에도 만전을 기했다. 전면 충돌 시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블 존의 구조를 바꿔 전기차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배터리안전성을 확보했다. C40 리차지의 배터리는 LG 에너지솔루션의 78kWh 고전압 배터리로 무게가 약 500kg에 달한다. 그런 만큼 유사시에도 외부 충격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압출 방식으로 만든 알루미늄 케이지 안에 넣는 방식을 택했다.  



누에고치처럼 완벽하게 감싸인 고전압 배터리의 전력은 앞뒤 바퀴 축에 하나씩 달린 모터와 AWD 구동방식을 통해 노면으로 408마력 최고출력의 강력한 힘을 발산한다. 전기차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가속 시 바로 뿜어져 나오는 최대토크는 무려 67.3kgf.m에 달해 정지상태에서 단 4.7초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스포츠카라고 해도 손색없는 수치다. 




출시 행사가 끝난 후 이렇게 다시 글로 C40 리차지를 정리하는데, 올해 우리나라에 배정된 물량인 1500대가 출시 5일만에 모두 완판됐다는 메일이 왔다. 정말 나만 빼고 출시 행사장에 있던 수많은 미디어들이 전시장으로 달려간걸까? 또 한 발 늦었다.


글_이재림(스튜디오 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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