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40 리차지가 왜 특별한지 딱 다섯 개만 말한다면

의미 있는 모델이 있다. 어느 모델인들 소중하지 않겠냐 마는, 남다른 모델이 있다. 브랜드의 캐시카우이거나, 전환점이 되거나, 새로운 시도거나. C40 리차지가 갖는 의미에는 반론이 없다. 볼보자동차의 순수 전기차로서 다음 시대를 소개하니까. 

물론 첫 번째 순수 전기차는 XC40 리차지지만, 국내에선 C40 리차지도 그렇다. 게다가 C40 리차지는 전에 없던 모델이다. XC40 리차지는 순수 전기차지만 내연기관 모델도 있다. C40 리차지는 오직 순수 전기차만을 고려해 빚어냈다. 그 차이에서 위치가 달라진다. 그만큼 C40 리차지가 갖는 특별한 요소가 있다. 볼보자동차 라인업에서도, 다른 전기차와 비교해서도. 시장에선 그래야 주목받을 수 있다. 자동차 브랜드라면 너나 할 거 없이 안다.

C40 리차지는 그 치열한 경쟁에서 주목 받을 만한 특별한 요소를 담았다. 정리하고 함축해 딱 다섯 가지를 꼽아본다.

처음이라 더 설레는 쿠페형 디자인 

첫 번째 요소는 ‘쿠페 디자인’이다. 물론 요즘 뒤가 날렵한 SUV는 흔하다. 하지만 볼보자동차에선 처음이다. 처음이라는 단어는 얼마나 매혹적인가. 전에는 없지만 지금은 있는, 그래서 절로 희소성이 생긴다. 전기차라는 새로운 자동차를 새롭게 담아보려는 볼보자동차의 전략. 흡족하게 즐길 디자인 요소로 작용한다. 그 동안 볼보자동차의 디자인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부분 변경 모델이라도 세대 변경 때 외관을 그대로 이었다. 그만큼 완성도 높은 외관 디자인인 까닭이다.

그럼에도 발전적 변화는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앞 대신 뒤를 새롭게 빚은 쿠페 디자인은 간결한 볼보자동차 디자인에 형광펜으로 강조한 것처럼 확연하게 눈에 띈다. 전에 없었기에 신선하고, 전과 달라 더 시선을 끈다. 뒤에서 보는 45도 각도가 최고 뷰포인트. SUV답게 양감이 도드라지면서 볼보의 심볼과도 같은 리어램프가 세련되게 시선을 끈다.  

스웨덴의 자연을 담은 토프그라피 데코 패널 

두 번째 요소는 대시보드와 앞좌석 도어패널을 장식한 ‘토포그라피 데코 패널’이다. 역시 새롭게 시도한 인테리어 디자인이다. 장식이지만 그냥 장식은 아니다. 백라이트를 적용한 반투명 패널이다. 반사층, 투광 아크릴, 폴리카보네이트를 쌓은 3가지 레이어로, 어두울 때 빛도 발한다. 넓고 은은하게 실내를 감싸는 조명 역할을 하는 셈이다.

표면 무늬에 스웨덴 국립공원인 아비스코 지형의 등고선 형태 무늬를 양각으로 표현해 볼보자동차의 정체성을 새삼 확인하는 의미도 담았다. 장식 하나에 들인 공이 진지하다. 작가의 의도를 알고 보는 글이 더 재미있듯, 자동차에 담긴 섬세한 의미를 알면 감상의 깊이가 달라진다. 패널에 불이 들어오면 볼보자동차의 고향이 스웨덴이라는 사실을 환기한다. 기존 라인업에서 못 보던 인테리어 요소이기에 더 눈에 띈다.

시동 버튼에까지 가 닿은 혁신 

세 번째 요소는 ‘사라진 시동 버튼’이다. 시동을 거는 행위는 자동차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다. 도구로 돌려서 걸거나, 키를 돌려 걸거나, 시동 버튼이라도 눌러야 했다. 시동을 거는 행위가 있어야 자동차는 이동을 준비한다. C40 리차지에는 시동 버튼이 없다.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차에 다가가면 자동차가 스스로 깨어난다. 웰컴 라이트를 비추고, 실내 조명을 켠다. ‘키온’ 상태랄까.

그러고 시트에 앉아 브레이크를 밟은 채 기어노브를 D에 놓으면 바로 출발할 수 있다. 착석이 곧 시동 버튼을 누른 것과 같다. 시트 센서가 감지해 알아서 시동을 거는 셈이다. ‘전원을 켜는’ 전기차이기에 가능한 기술이다. 시동을 끄는 동작 역시 필요도 없다. 기어노브를 P에 놓고 내리면 알아서 꺼진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편의장치 아닌가. 획기적이다.

다이나믹 드라이빙까지 도달하는 시간, 단 4.7초 

네 번째 요소는 ‘0-100km/h 4.7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7초 만에 도달한다. 그만큼 가속력이 호쾌하다는 뜻이다. 아무리 요즘 자동차의 성능이 좋아져도 0-100km/h 4.7초는 굉장한 수치다. 게다가 볼보자동차에선 볼 수 없는 숫자였다. 앞뒤에 각각 전기모터를 달아 네 바퀴로 출력을 전달한 결과다.

전기모터가 높은 출력을 쉽게 획득하지만, 여전히 4.7초 만에 시속 100km를 끊는 모델은 흔하지 않다. 볼보자동차 라인업에선 유일하다. 드물고 유일하다는 점은 언제나 솔깃하게 하는 요소다. 물론 일상에서 이 출력을 양껏 흩뿌리는 일은 드물다. 그럼에도 가끔, 아주 가끔 눈이 번쩍 뜨이는 가속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자동차를 즐길 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뜻이다. 아담한 차체를 대포처럼 쏘아 달리는 쾌감을, 이제 C40 리차지가 즐기게 한다.

공 들인 티, 돈 들인 티 나는 TMAP 인포테인먼트 

마지막 다섯 번째 요소는 ‘전기차 전용 TMAP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다. 볼보자동차의 TMAP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C40 리차지 소개의 피날레를 장식할 만하다. 한국 고객만을 위해 300억원을 투자한 만큼, 공 들인 티, 돈 들인 티가 난다. 사용자 편의성에서 국산, 수입 불문하고 현존 최고 수준이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이상적 본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거기에 C40 리차지에는 전기차 전용 기능을 추가했다. 배터리 잔량으로 주행 가능 범위를 알려주고, 가까운 충전소를 자동으로 추천한다. 물론 이런 기능은 다른 전기차에도 있다. 차이는 익숙하고 검증된 프로그램인 TMAP만큼 편하진 않다는 점이다. TMAP 오토와 AI 음성인식 NUGU 오토의 조합은 확실한 차별점을 선사한다. 다른 어떤 전기차보다 우위를 점한다. 이 차이는 C40 리차지를 선택할 주요 요소로 꼽을 만하다. 그만큼 결정적이다.

C40 리차지를 특별하게 하는 요소들은 자동차의 각 부분에 퍼져 있다. 외관과 실내에서, 성능과 편의성에서 각 요소가 빛을 발한다. 그러니까 어느 한 부분 신경 쓰지 않은 곳이 없다는 얘기다. 첫 전기차 전용 모델로서 C40 리차지는 무기가 꽤 많다.

글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