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슐랭 은행과 돈의 감각
우리 집 옷장은 다섯 칸이었다.
그중 두 번째 칸이 내 자리였다.
겉보기엔 그냥 아이 옷장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나만 아는 질서가 있었다.
맨 뒤쪽, 상자 아래, 작은 봉투 하나.
그게 내 은행이었다.
군것질로 모은 돈.
장판 밑 탐험으로 확보한 자금.
떼써서 받아낸 용돈.
나는 소비만 한 게 아니었다.
모았다.
언니들이 슬그머니 다가왔다.
“혹시 돈 좀…”
나는 괜히 어른 흉내를 냈다.
“언제 갚을 건데?”
이자를 받았다.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받았다.
그 순간만큼은
나는 여섯 살짜리 은행장이었다.
군것질은 취미였지만
돈은 힘이라는 걸
나는 아주 일찍 배웠다.